제주는 四面楚歌(사면초가)다, 정신 바짝 차리자
제주는 四面楚歌(사면초가)다, 정신 바짝 차리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13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으로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임기 중 파면되는 유래없는 유고(有故)사태에 직면했다. 새 대통령이 선출되는 5월까지 우리나라는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대통령 부재가 필연적으로 가져올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정부의 최상위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면서 현 정권이 추진해오던 각종 정책의 추진동력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제주도가 도지사 특별요청 사항 6호를 발령하고,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과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당부한 것은 국내·외적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탄핵된 대통령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탄핵의 후유증이 예상외로 거칠고, 민심 또한 여전히 양분되어 있는 마당에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향후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도가 처한 상황은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우선 중국의 ‘사드 보복’은 더욱 심해졌다. 제주항에 도착한 크루즈선에서 중국 관광객 3400명이 하선을 거부하고 배에 머물다 떠난 것은 치졸한 보여주기식 ‘사드 보복’의 전형이다. 중국의 보복으로 숙박과 요식업은 물론이고 전세버스와 면세점, 쇼핑센터 등 전체 제주관광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한일관계 악화로 어로수역과 관련한 어업협의도 언제 개시될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갈치 연승어민들은 출어 어장을 찾지 못해 삶이 매우 피팍해졌다. 일본측이 우리 어민들의 이 같은 사정을 알아줄리 만무하다.

게다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고, 미국 트럼프정권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국제정세도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안으로는 어떤가.

물가부터 비상이다. 대통령 부재의 유고 정국을 틈타 물가가 뛰고 있다. 라면·과자·빵 값이 뛰더니 당근이나 무 등 채소료 값은 금값이다. 자고나면 치솟는 물가에 서민가계가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나 제주도는 물가관리를 포기한 것 같다. 공직은 수수방관하거나 복지부동이고 도민들은 불안 속에 있다.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는 그 피해가 도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중심을 잡고 민생을 살펴야 한다. 그게 공직의 본분이다.

정부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은 차일피일 미뤄선 안된다. 행복주택 조성과 전기차 보급 확대도 관계 부처와 더욱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때다. 물론 지금 정부가 ‘2개월 짜리’인 것은 맞다. 특히 일부 부처는 새 정부 출범 후 사라질 지 모른다는 전망도 있어서 일사분란한 업무협의가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대 정부 협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정신 바짝 차리자.

정국이 어수선하다고 해서 제 할일을 하지 않는 공직자가 있다면 마땅히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