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박 前 대통령, 승복은 없었다
[종합]박 前 대통령, 승복은 없었다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7.03.12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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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전 대변인 통해 "시간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 입장 전달...삼성동 사저로 돌아가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에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핵 이후 국론분열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7시20분쯤 경호를 받으며 청와대를 출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다.

지난 10일 헌재의 탄핵 결정 이후 사흘 만으로, 18대 대통령 취임으로 2013년 2월25일 청와대에 들어간 지 4년 14일 만에 헌정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청와대를 떠났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면서 어떤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후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제게 주어진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또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중 일부가 억울하다는 내용과 함께 탄핵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도 해석되면서 또 다른 정치적 갈등을 낳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비서진들과 친박계 서청원·조원진·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 박사모 회원 등 지지자들의 인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삼성동 사저로 퇴거함으로써 차기대선을 통해 19대 대통령이 취임하는 60일간은 청와대가 주인 없는 사상 초유의 상황도 이어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쿠데타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청소년기와 청년기 18년동안 청와대에서 성장했고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사망으로 퍼스트레이디역할을 하는 등 역대 전직 대통령들과 다른 청와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아버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퇴임식을 하지 못한 ‘불명예’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최순실씨와의 질긴 인연으로 국민을 불행에 빠뜨렸던 대통령으로 기록된 박 전 대통령은 향후 자연인으로서 검찰수사를 받게 된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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