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구조대, ‘해군 구상권’ 해결이 먼저다
탐색구조대, ‘해군 구상권’ 해결이 먼저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12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무수한 억측을 불러왔던 공군의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공군참모총장이 이에 대한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9일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존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군이 공식적으로 탐색구조대 제주설치 추진계획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흔들고 있다.

정 총장의 입장표명 이틀 전인 지난 7일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이며, 어떤 군 공항시설로 이용되는 것도 검토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김방훈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국방부와 (남부탐색구조대 관련) 어떤 검토나 협의도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제주도에 보낸 공문에서 “제주 제2공항 부지 내 공항시설(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 여부는 지난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밝힌 것처럼 검토되거나 논의된바 없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적어도 제주 제2공항 내에 남부탐색구조대 설치문제를 놓고 공군과 제주도간 협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공군과 제주도, 공군과 국토부 사이에 서로 다른 입장을 내 놓으면서 제주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당장 공군의 이 같은 입장이 나오자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는 “제2공항을 건설한다는 것은 공군기지를 건설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제2공항 건설을 전격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공군의 남부탐색구조대는 수송기 3∼4대, 헬기 3∼4대, 인력 200∼300명 정도의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탐색구조대는 말 그대로 해상 또는 육상에서 긴급한 사고 또는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군부대를 의미한다. 탐색구조대는 군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의 사건과 사고에도 투입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냉정하게 보면 제주에 필요하면 필요하지, 불필요한 시설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이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 공군은 제주도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더 주력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공군의 의지가 제대로 먹혀들지 의문이다. 가뜩이나 제주는 지금 해군기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를 풀 출발점이 돼야 하는 ‘화합과 용서’가 실종 된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데, 정부는 여전히 ‘법대로’만 외치고 있다. 이 문제조차 풀지 못하는 군(軍)이 나아가 정부가 새로운 군부대를 제주에 설치하겠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도민들이 이에 동의할지 의문이다. 해군기지 구상권 문제라도 해결한 뒤 제주도민들에게 탐색구조대 설치문제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최소한의 제주에 대한 도리이자 군의 바른 자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