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리고 추억의 가요
제주, 그리고 추억의 가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0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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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 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

[제주일보] 제주 하면 신혼부부 또는 여행객들의 로망이다.

이참에 노래에 대한 얘기를 꺼내 볼까. 대표적으로 ‘감수광’이다. 작곡가 길옥윤씨가 제주 출신 가수 혜은이에게 제주노래를 만들어 주고자 여러 차례 제주를 방문한 끝에 탄생된 노래다.

먼저 노래가사를 표준말로 쓴 뒤 관광안내원이나 호텔 종사자, 시민들에게 물어물어 사투리로 옮겼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대중가요 평론가 박성서씨는 “제주 출신 고두심씨, 역시 이 노랫말을 제주 사투리로 옮기는데 참여 했다”고 말한다. 박씨는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큰 흐름을 꿰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말을 계속 빌어 써 본다. 제주의 이별 노래는 조선 선조때 동서 당파 싸움을 개탄해 하며 제주에 왔던 당대의 명문장가 임제(1549~1587)가 지은 제주 여인의 이별 노래를 담은 송랑곡(送郞曲)이 효시로 알려져 있다. 가사는 이러하다

 

조천관 안에서 울고 웃는 아넥네여

대장은 호령치며 병사를 다그치네

샛바람은 여인의 원한을 말하지마

바람따라 돛단배 멀리 하는 끝으로

 

임제는 제주 여인의 한을 그렇게 노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노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황금심의 ‘삼다도 소식’이다. 유호 작사, 박시춘 작곡의 이 노래는 당시 모슬포에 있던 육군 제1훈련소를 소재로 삼았다.

‘삼다도라 제주에는 돌멩이도 많은데 발뿌리에 걷어채는 사랑은 없다더냐~.’ 이 노래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부산에 있던 스타레코드에서 취입, 발표됐다. 작사·작곡가가 제주 육군훈련소 군예대장과 부대장을 맡고 있었다.

‘서귀포 칠십리’도 제주를 대표하는 유명한 대중가요다. 이 노래비는 서귀포 해안가에 건립됐다. 조명암이 작사하고 박시춘이 작곡했다. 매년 열리는 ‘서귀포 칠십리 축제’를 통해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시선을 끌게 한다.

‘바닷물이 철썩 철썩 파도 치는 서귀포/진주캐는 아가씨는 어디로 갔나/휘파람도 그리워라/뱃노래도 그리워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1937년에 발표됐다.

당시 일제 강점기의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서귀포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밖에도 제주를 소재로 한 노래들이 많다. 백야성의 ‘서귀포 나그네’(이철수 작사, 나화랑 작곡), 송춘희의 ‘제주절경’(천지엽 작사, 임정호 작곡), 이미자의 ‘제주 뱃사공’(한산도 작사, 박춘석 작곡) 등을 비롯해 1958년에 발표된 송민도의 ‘서귀포 사랑’(강사랑 작사, 나화랑 작곡), 남백송의 ‘제주항구 아가씨’(이철수 작사, 김성근 작곡)도 있다.

특히 조미미의 ‘서귀포를 아시나요’(정태권 작사, 유성민 작곡)는 여전히 우리 귀에 익숙해져 있다.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 밤’도 대중들에게 인기를 끄는 노래다. 그룹 ‘들국화’의 멤버였던 그는 1984년 옴니버스 음반 ‘우리 노래 전시회’의 프로듀서와 작곡을 선보이며 데뷔했으며 ‘들국화’ 해체 이후 만든 노래가 ‘제주도의 푸른 밤’이라는 게 가요평론가 박씨의 말이다. 이 노래는 계속해서 동물원, 성시경, 이혜진, 인공위성 등에 의해 꾸준히 불려지고 있다고 박씨는 설명한다.

제주는 우리나라, 아니 세계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보물섬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여러 가지만 봐도 그렇다.

제주를 좀더 아름답게 문화, 추억, 사랑이 있는 곳으로 만들어보자. 서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얘기한다. 제주 해안가가 왜 홍대 앞으로 변해가냐고. 에구.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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