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와 제4차 산업혁명
영화 ‘매트릭스’와 제4차 산업혁명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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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 / 국제정치학 박사

[제주일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인식 속에서 살 수 있는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는 고도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제4차 산업혁명 후에 도래할 수 있는 가상세계이다. 사람은 눈, 귀, 코, 혀, 피부감각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뇌가 분석하는 의식을 통하여 나와 외부를 포함한 모든 것을 인지한다. 이러한 감각과 의식을 완벽하게 속여 가상적인 것을 현실적인 것이라고 믿게 하는 기술이 가상현실 기술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상현실 기술과 나노로봇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이 둘이 융합되면 머지않은 장래에 사람들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가상현실 기기가 제품화 될 것이다. 사람들이 가상현실을 더 선호하게 될 수도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도 가상현실에서 깨어났지만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을 후회하면서 가상세계로 돌아가려는 사람도 나타난다.

산업혁명은 이전 산업운영관습을 단기간에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재편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변화한다면 큰 고통을 겪지 않으면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술혁신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당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큰 고통을 감수하며 거대한 밀물처럼 밀려오는 변혁에 순응하려고 한다.

제1차 산업혁명은 18세기에 와트의 증기 기관을 활용하여 면직물을 대량생산하면서 일어났다. 수공업 면직물 생산자들은 고통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제2차 산업 혁명은 19세기에 철강업과 석유 동력의 내연기관 개발 분야에서의 기술혁신이 추동력이 되었으며 전기동력, 철도, 그리고 증기선이 발달하게 되었다. 대량생산이 본격화되었고 상당수의 도시 노동자들은 공장 노동자로 유입되며 저임금 노동력이 일반화되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에 따르면 제3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통신기술·에너지원·운송수단 등 세 가지 기술을 융합시켜서 산업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런 기술들은 이미 산업현장에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제1차 산업혁명에서 증기기관이, 제2차 산업혁명에서 전기 동력이, 제3차 산업혁명에서 공장자동화 시설이 이용되었다면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인공지능화가 활용되지 않을까?

산업혁명의 단계가 높아질수록 점점 노동력의 가치와 수요가 줄어들고 있으며 부는 소수에게 편중되고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2015 세계과학정상회의’의 세계과학기술포럼 첫 기조연설에서 세계 인구 절반이 가진 부와 세계적 부호 80명이 가진 부는 같다고 현실을 비판하였다.

낮은 성장률은 불안정한 고용으로 귀결된다. 과연 제4차 산업혁명에서 주역이 될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 등에서 성장률을 높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오히려 부가 더 소수에게 집중되고 결국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 절반인구의 부와 세계적 부호 40명이 가진 부가 같아지는 미래가 다가오는 것은 아닌 지 우려스럽다.

자원의 희소성을 극복하는 가상현실 기기의 발달은 미래의 인류에게 가상의 풍요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실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사이버세계의 공간과 자원은 무한하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소개되었듯이 가난한 사람들은 가상현실에서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도 과거에 유용했던 기술과 지식이 별로 가치가 없게 되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매일 매일 새롭게 배우는 것, 그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사람의 숙명일는지도 모를 일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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