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을 위한 대학의 역할
평생교육을 위한 대학의 역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01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진열. 제주대학교 실버케어복지학과 교수

[제주일보] 평생교육 하면 대학부설 평생교육원이 먼저 떠오른다. 제주대학교 등 많은 대학에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평생교육원은 학점 인증 과정 또는 비학위과정을 운영하는 곳이다. 작년에 교육부는 성인학습자를 전담 지원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을 추진하여 사업을 신청한 대학 중 권역별로 9개 대학을 선정하였다. 9개 대학에 제주대학교도 포함되었다.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여 평생교육을 시작한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기존의 평생교육원과 달리 정식 4년제 학위과정이다. 공식적인 대학입학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일반 대학생과 같은 기간에 같은 졸업학점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정식 학위과정이다.

교육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급격한 사회변동이 예측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평균 수명 연장으로 성인학습자의 교육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다는 점,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제공되고 있지만 취미 또는 여가 위주의 프로그램에 집중되어 고등교육 수준의 평생교육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 고등교육이 학령기 학생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성인학습자 친화적인 학사 체계를 마련하도록 지원하여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점, 그리고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여 진행되어 온 평생학습과 관련된 사업들의 중복성을 해소하고,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대학,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개선하고 보완하여 대학 중심의 평생교육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의 신입생 모집에는 평생학습자 전형과 재직자 전형 두 가지가 있다. 평생학습자 전형은 만 30세 이상이 되어야 지원할 수 있고, 재직자 전형은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일반고에서 직업교육훈련위탁과정을 1년 이상 이수한 뒤 졸업한 사람 중 졸업 후 3년 이상 산업체에서 재직한 사람이 지원할 수 있다. 이러한 평생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주로 학교수업은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 진행되고 온라인수업도 병행하여 운영되어진다.

제주대학교에도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신설하였다. 단과대학의 이름은 미래융합대학이다. 건강뷰티향장학과, 관광융복합학과, 부동산관리학과, 그리고 실버케어복지학과 등 4개의 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제주지역에서 평생학습자에게 대학의 정식학위를 수여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교육기반을 마련하여 평생교육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붉은 닭의 해인 2017년부터 시작한다.

정부가 작년에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발표와 대학 선정과정에서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교 브랜드 가치의 하락 등을 주장하면서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까지 반발하는 이화여대 점거농성 사태도 있었고, 4년제 대학에서 평생학습 단과대학의 운영은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에서는 평생교육 대상자가 중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 시작되었다. 앞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지혜롭게 잘 대처하면서 평생학습자의 교육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 또한 대학의 역할이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목적을 달성하고 우리나라의 평생교육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운영하는 대학 당국의 협력으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의 선행조건이 있다. 첫째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예산지원이 1년으로 중단되지 않고, 최소한 졸업생이 배출되는 4년간의 안정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재직자 전형에서 입학자격을 특성화고 졸업생으로 한정하지 말고 일반고 졸업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일반고 졸업생들도 가정형편 등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역차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립대학의 경우 교수 및 조교들의 정원이 이미 한정되어 있어 새로운 단과대학과 학과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임교수와 조교의 정원을 증원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