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국가차원에서 대책을
해양쓰레기 국가차원에서 대책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2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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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는 동북아시아에 있는 ‘태풍(颱風)의 길목’이다. 이 때문에 상고(上古)이래 제주사람들의 삶은 태풍을 극복하기위한 피나는 노력의 연속이었다.  제주사(史)를 바람과 싸웠던 역사라고 하는 것은 그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태풍의 길목이 이제는 동북아시아 바다에서 ‘해양쓰레기의 길목’이 되고있다. 중국과 대만,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일본의 쓰레기들이 바람과 조류를 타고 제주 섬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가을태풍 차바가 몰고온 이른 바 다국적(多國籍) 쓰레기들이 제주해안에 수천톤이나 엉켜붙어 경관을 망가뜨리는 것을 우리 도민들은 직접 목도했다.

바람과 싸워왔던 도민들이 다시 해양쓰레기와 싸울 수밖에 없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7일 우리나라로 밀려드는 다국적 외국 해양쓰레기의 절반 가까운 양이 제주도에 도착해 쌓이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도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로 정신이 없을 정도인데, 남의 나라 쓰레기까지 이렇게 밀려오고 있으니 이래저래‘쓰레기 극복의 역사’를 써나가야 할 것 같다.

제주도로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는 계절에 따라 다르다.

봄과 여름에는 남동 계절풍을 타고 제주도 남쪽 서귀포시 해안으로 밀려온다.

이번에 해양수산부 조사로는 이 지역 서귀포 사계리 쪽으로 유입된 해양 쓰레기가 우리나라 전체 해양쓰레기의 29.9%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을과 겨울에는 북서 계절풍을 타고 제주도 북쪽 제주시 쪽으로 쓰레기가 밀려든다. 제주시 김녕 쪽으로 유입되는 해북서 계절풍 해양쓰레기는 전체의 13.4%에 이른다.

우리나라로 오는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조사결과 중국 쪽이 96%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일본 1%, 기타 국가들이 모두 3%를 차지했다.

종류별로는 플라스틱 음료수병이 55%, 부표류가 19%, 과자 봉지 6% 등이었다.

해마다 봄철이 되면 제주도를 뒤덮는 황사처럼 해양쓰레기가 한중 간에 새로운 분쟁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해양수산부는 동북아시아의 계절풍인 쿠로시오(黑潮)의 영향으로 동남아 중국의 쓰레기가 우리나라로, 중국의 쓰레기가 일본 태평양으로, 우리나라 쓰레기가 태평양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 방향이든 북서 방향이든 그 길목인 제주도는 이 해양쓰레기의 집합점이 될 수 밖에 없다.
제주바다는 제주관광의 핵심인 동시에 이 바다의 자원은 21세기 우리 국민의 미래를 위한 버팀목이다.

이대로 방치하다간 제주도에 내일이 없다. 정부는 이 문제가 제주도 차원이 아닌 동북아시아 해양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제주도 해안에 밀어 닥치는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대책을 국가차원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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