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뼈 도둑, 골다공증
소리 없는 뼈 도둑, 골다공증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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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정형외과 전문의

[제주일보] “으악”…. 외마디 비명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갔다. 거실에 어머니가 쓰러져 있다. 등이 손도 못 대게 아파 앉지도 서지도 못한다. 불안한 마음에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척추 뼈가 부러졌다. 그 길로 병원에 들어가 석 달을 입원했다. 척추 골절도 놀랄 일이지만 그 사유가 더 충격적이다. 육지에 사는 딸에게 보낼 반찬꾸러미를 끈으로 묶다가 순간 그 힘에 못 이겨 뼈가 부러져 버린 것이다. 사실 칠 년 전에도 가벼운 낙상에 척추 골절을 당해 몇 달간 꼼짝 없이 누워 지낸 적이 있다. 그 때도 뼈가 부러질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다.

두 번씩이나 어머니를 입원시킨 무서운 병, 바로 골다공증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보고에 의하면 2002년 한 해 동안 제주도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성인에게 발생한 엉덩이 뼈 골절 중 무려 83.4%가 골다공증이었다. 이 환자 중 2년 안에 28.2%가 사망했고 25.2%가 영구 장해를 입었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65세 이상의 여성, 70세 이상의 남성에게 골다공증 검사 및 치료를 의료보험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난 뼈가 안 아픈데’, ‘아직은 내 나이가 젊은데’ 하면서 검사조차 피하시는 분들이 있다. 안 아파도 혈압약, 당뇨약을 먹듯이 골절을 막기 위해 골다공증약을 먹어야 한다. 진단받으면 이미 늦다.

사실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는 약 복용외에도 성장기에 뼈를 단단하게 하는 것, 영양, 운동, 낙상 방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 중 특히 칼슘과 비타민 D는 반드시 필요하다.

비타민D는 뼈의 구성요소인 칼슘의 대사과정에 필수적이다. 햇빛을 통해 피부에서 생성된다. 그러나 피부노출이 적은 한국 여성 대부분의 혈중 비타민D는 30ng/ml 이하로 불충분한 상태다. 특히 폐경후 여성에서 급격히 골다공증이 악화되는데 이 때 비타민D를 투여하면 골밀도가 증가하며 골절의 위험도는 감소한다. 혈중 비타민D가 충분할 때는 하지 기능이 증가해 낙상 위험도가 감소한다. 이는 비타민D가 골격 건강 뿐 아니라 근육, 면역, 관절염, 당뇨병, 암 발생 예방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타민D가 부족하면 유방암, 대장암,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발생이 증가한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최근에는 활성형 비타민D3와 칼슘, 마그네슘 복합제로 한번에 복용할 수 있고, 3개월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로 편하게 투여할 수도 있다.

정리한다. 65세 이상 여성, 70세 이상 남성이라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약을 복용하자. 폐경 이후 여성 또는 장년 남성이라면 비타민D와 칼슘 복합제를 복용하자. 단, 이 모든 것은 전문의와 상담하자.

소리 없는 뼈 도둑, 골다공증, 예방이 최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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