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문화축제, 실명제와 사후 평가제를
섬문화축제, 실명제와 사후 평가제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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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세계 섬 문화축제’를 17년만에 다시 여는 문제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이 축제가 두 번 열리고 종을 친 것은 국내·외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본전도 못건진 참담한 실패작이었다.

당시 네티즌들이 남긴 세계섬문화축제에 대한 불만을 찾아보면 지금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앞으론 하지 말죠…. 제주도민 전체를 욕먹이는 행사…. 더 이상 허지 마세요”(ID전서방), “축제라니 이게 축제야! 그 시간 그 돈이면 제주민속촌에 가는 것이 더 훌륭하다”(ID재팔).

섬문화축제가 이런 비판을 받은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지난 23일 세계섬문화축제 도민의견조사 토론회에서 이 축제의 부활에 앞서 먼저 실패한 이유를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그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시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공연이 ‘세계 섬 문화’라하기엔 수준 이하였다.
그저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에서 흔히 보는 ‘서커스’ 구경 정도의 3류 볼거리였다는 지적이었다. 도민의 눈 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세계~’였다. 세계의 섬들과 문화교류에 이바지하겠다던 축제의 목표가 허황됐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 할 것이다.

둘째로 제대로운 공연장이 없었고 운영체계 또한 너무 방만했다. “이게 무슨 세계축제냐”하는 비판이 쏟아진 것은 그런 때문이다.

셋째로는 공연 일정이 왔다갔다하는 등 처음부터 ‘땜방’이었다. 방송팀 촬영이 있다고 공연일정을 갑자기 변경하고 비가 온다고 공연전체를 취소하기도 했다.

넷째로 세계음식관이란 곳은 세계 섬의 음식을 알린다며 동남아 싸구려 식당 퓨전 음식이 나오는 등 비싸기만 할 뿐 시중 분식점보다 못했다는 게 당시 도민 반응이었다.

또 세계섬 풍물관이라고 개장해 놓고 정체불명 토산품을 바가지로 팔아 원성을 받았다. 당시 비판들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다 제시하지는 못한다. 하여튼 상당한 문제점을 표출해 당시 네티즌들의 남긴 글처럼 다시는 하지말자고 했던 축제다.
그렇다면 이 축제를 부활하는데는 이러한 당시의 문제점과 실패의 원인에 대한 깊은 반성을 바탕으로 세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똑같은 과오를 다시 범하는 실수는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 다음에는 세계 섬문화축제의 부활의 비전과 목적을 도민들에게 이해시키고 동의를 받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도민의 공감을 얻고 이 축제를 개최하게 된다면, 축제 각 부분에 책임담당자를 정해 실명제를 시행하고, 기획과 진행, 그리고 사후 평가까지의 자세한 계획과 일정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예산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함은 물론이다.

명실공히 세계섬문화축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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