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69년 만에 남원읍 위령비 제막 '영면하소서'
제주4·3 69년 만에 남원읍 위령비 제막 '영면하소서'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7.02.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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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남원읍 4・3희생자 위령비' 제막식 개최…위성곤 "평화와 인권 가치 높이고 가꿔야"
남원읍 43희생자 위령제 제막식 사진

[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제주4・3사건 발생 69년 만에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희생당한 이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 제막식이 거행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양윤경)는 24일 오전 11시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서 ‘남원읍 4・3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과 이중환 서귀포시장 등 4・3유족 및 기관・단체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고 1948년 4・3 사건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현관철 남원읍 4・3희생자유족회장은 주제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69년 만에 80을 바라보는 늙은이로 당신네가 나서 자라고, 농사를 짓고, 소와 말을 가꾸던 고향 마을 남원읍 의귀천 돈물교 소공원에 모시게 됐다”라며 “억울함과 원통함을 푸시고 용서로 화해하시고 영면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중환 시장은 추도사에서 “제주4・3은 남원읍 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967명의 무고한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하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라며 “오늘 뜻깊은 남원읍 4・3영령 추모위령제와 위령비 제막식이 화합과 평화인권 신장에 기여함은 물론 유족 여러분간의 친목도모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고 강조했다.

위성곤 의원은 추도사를 통해 “남원읍 관내 여러 장소에서 희생당하신 4・3영령을 추모하는 위령비 제막식을 봉행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4・3희생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높이고 후세대들과 함께 가꿔가야겠다”고 단언했다.

추도사에 이어 오승국 제주4・3평화재단 기념사업팀장의 추도시 낭송에 이어 참석자들이 분향과 헌화를 했다.

한편, 남원읍 4・3희생자 유족들은 제주도 등 관계기관에 위령비 건립을 꾸준히 요청, 2016년 예산을 통해 남원읍 최대 피해마을인 의귀리 2006번지 소공원에 4・3희생자 976명의 명단을 새겨 넣은 위령비를 건립하게 됐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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