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으로 오시는 神-영등할망
바람으로 오시는 神-영등할망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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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영. 관광학 박사

[제주일보] 서북계절풍이 불어오는 음력 2월은 ‘영등이 드는 달’이다. 제주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영등달’에 부는 영등바람으로 영등신이 온다고 믿어왔는데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의례 봉행의 전통은 제주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제주 영등굿을 모티브로 한 축제, 2017 영등할망름질(바람길)걷기가 개최된다.

▲2017 영등할망름질걷기는=국가무형문화재 제71호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회장 김윤수)가 주최·주관하는 축제이다. 오는 25일 한림읍 한수리를 시작으로 귀덕리, 하례리, 건입동 등을 거쳐 3월 12일 우도에서 영등할망을 보내는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축제는 2012년부터 문화재청 및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6년째 진행하여 오고 있는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이다. 올해는 바람으로 오시는 신(神), 영등할망을 맞아 ‘2017 영등퍼레이드 풍요바람 평화바람’이라는 주제로 마을에 영등신화의 시공간을 연출,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축제로 진행된다.

▲모티브로서의 제주 영등굿=자료에 의하면 옛날에는 제주도 곳곳에서 영등굿을 열흘 혹은 보름동안 성대하게 벌였다고 한다. 정월 그믐에 동네를 돌아다니는 걸립으로 마련된 제비로 2월 초하루부터 들에 제장을 마련하고 심방을 불러 굿을 하였다고 한다. 굿을 밤낮으로 하면서 수시로 마을의 집을 오가며 며칠 동안 신을 즐겁게 놀렸다.

의례는 초감제에 이어 요왕맞이를 하면서 댓가지 12개를 세워 신을 맞이하는 요왕질침을 하였다. 말머리 모양의 것에 삼색비단으로 장식하고 ‘떼몰이(躍馬戱)’로 신을 놀리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열흘이나 보름에는 신을 보내는 송별제를 성대하게 벌였는데 이 때 모형배를 만들어 포구에서 띄워 보냈다고 한다.

▲2017 영등퍼레이드 풍요바람 평화바람은=매년 음력 2월 1일에 제주로 와서 온 섬을 돌아다니며 땅과 바다 곡식의 씨앗을 뿌려주고 음력 2월 15일에 우도를 통해 떠난다는 영등할망의 발자취를 퍼레이드 형식으로 구성하여 만든 신인동락(神人同樂)의 바람축제이다. 제주고유의 영등신앙에 기초해 영등굿과 연계한 마을축제로 참여하는 마을의 특징적인 콘텐츠를 적극 수용함은 물론 전통적인 영등신앙의 요소를 원형삼아 다채롭고 현대적인 변형을 가미한다고 한다. 영등할망의 큰아들이라 전해지는 ‘대섬밧당영감또’(한수리), 예촌본향당신, 소귀나무와 남내소(하례리), 영감신 일곱형제(건입동), 비양동 돈짓당(우도) 등 마을 특유의 콘텐츠는 마을마다 펼쳐지는 퍼레이드라는 그릇에 담아낸다. 기원(願)과 바람(風)의 상징인 바람등과 짚배는 주민들과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 퍼레이드에 소품으로 활용하거나 건입동과 우도에서 영등할망을 보내는 제차(배방선)에 바다로 띄워 보낸다. 영등맞이굿(귀덕리-2월 26일, 한수리-3월 4일), 제주칠머리당영등굿송별제(3월 11일), 우도영등송별굿(3월 12일) 등 제주 무속의례를 경험할 기회 또한 제공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1호 제주칠머리당 영등굿보존회는=제주의 큰심방 고(故) 안사인 선생을 중심으로 제주에서 무속을 하는 분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이다. 이 단체는 칠머리당(제주시 건입동 본향당) 영등굿이 1980년 11월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칠머리당굿을 보존, 계승하는 보존회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고 1986년 11월에 중요무형문화재 보존단체로 공식 지정을 받았다. 현재는 회장 김윤수 큰심방을 중심으로 전수조교 및 이수자로 구성된 23명의 회원들이 지난 2009년 9월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칠머리당영등굿의 보존과 계승에 애쓰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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