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길, 제주 문화예술 부흥 근원지…도민에겐 쉼팡”
“다방길, 제주 문화예술 부흥 근원지…도민에겐 쉼팡”
  • 고현영 기자
  • 승인 2017.02.21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상철. (사)제주4·3연구소 이사장

“문화예술인들에게 다방은 이념·성향을 펼쳐보이는 곳이었지만 나에게 다방은 계란 노른자 올려진 모닝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을 여는 곳이었다.”

김상철 ㈔제주4·3연구소 이사장은 “1960년대 칠성로는 문화예술을 비롯한 정치·경제·사회의 중심지였지만 예술의 공감대를 형성해 꽃피울 수 있는 조건도 갖춰진 곳이었다”며 “칠성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다방길’은 제주문화예술 부흥의 시발이 됐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전시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이라 화가며 동호인들은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다방을 뚫을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당시 흔쾌히 허락해 준 다방 주인장들의 배려가 현재의 제주도 문화예술을 있게 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당시 다방은 만남의 장소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다방은 기자, 정치인, 일반인 가릴 것 없이 누군가를 만나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었다”는 그는 “이야기가 있고, 시국에 대한 고민을 하고, 미래의 희망을 논하는 도민들에게는 ‘쉼팡’이나 다름없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함께 가야한다는 ‘공동체’ 정신이 무너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주머니에 아주 조금의 돈이 생겨도 동지들과 나눠 먹을 생각에 저절로 입가에 지어지던 미소가 그립다”고 마무리했다.

고현영 기자  hy0622@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