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호 전시 모형선 ‘애물단지’ 전락
해상호 전시 모형선 ‘애물단지’ 전락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7.02.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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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철거 후 목관아 주차장에 2년간 방치…관련 부서는 존폐 여부조차 파악 못해
중국 피난선 ‘해상호’의 내·외부에 전시됐던 모형선들이 20일 제주목관아 관리사무소 주차장 한쪽 구석에 방치돼 있다.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2015년 철거된 중국 피난선 ‘해상호(海祥號)’의 내·외부에 전시됐던 모형선들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으며 2년째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상호와 모형선은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조성됐지만 철거 이후 제대로 된 관리는 고사하고 관련 부서는 모형선의 존폐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며 제주시는 2002년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업비 22억원을 들여 산지천 하류지역에 중국 피난선 ‘해상호’를 복원했다.

복원된 해상호 내·외부에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할 때 항해하던 산타마리아호를 비롯해 바이킹 범선, 떼배, 조운선, 일본 전통배 ‘히가키 카이센’ 등의 모형이 전시됐다.

그러나 해상호는 복원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하며 지속적인 적자 및 안전문제 등으로 2015년 6월 철거됐다.

철거 당시 해상호 내·외부에 전시된 소규모 모형선들은 활용가치가 인정돼 폐기되지 않고 제주도 관련 부서로 옮겨졌다.

하지만 20일 모형선들이 보관돼 있는 목관아 관리사무소를 찾은 결과 모형선들은 해상호 철거 이후부터 2년 동안 가림막 등의 보호조치 없이 주차장 구석에 녹이 슬고 먼지가 뒤덮인 채 방치돼 있었다.

심지어 주차 차량과 뒤엉켜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형태였다.

하지만 모형선들의 관리를 맡고 있는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모형선들이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는지와 모형선의 존폐 여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관리 소홀이라는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주시는 해상호 철거 직후 모형선 활용을 위해 도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기탁 대상 학교를 모색했지만 이후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많으면서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모형선을 박물관이나 학교 등에 기증해 본래 목적에 맞게 활용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해상호 철거 이후 마땅한 활용처가 없어 보관만 해오던 것”이라며 “박물관 기증 등 향후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해 올바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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