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증후군을 예방하는 겨울방학
새 학기 증후군을 예방하는 겨울방학
  • 제주일보
  • 승인 2015.12.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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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련. 해안초등학교장 / 아동문학가

이제 겨울방학이다.

이미 겨울방학을 한 학교도 있지만 대다수의 학교들이 겨울방학에 들어가고 있다. 학부모들은 보편적으로 방학 동안에 자녀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기 바라며 어떤 공부를 시켜야 할지, 어느 학원에 보내야 할지 많은 고민들을 한다.

겨울방학은 신학기 증후군을 예방하는 기간이면 어떨까? 방학은 겨울방학 후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아 나타나는 이른바 신학기 증후군을 예방하는 기간이어야 한다고 본다. 방학동안에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집중적으로 해도 공부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UCLA 존 로저스 교수도 견해를 보이고 있다. 먼저, 부모가 판단하기에 자녀가 만족스럽게 학교 생활을 했든 안했든 일단 한 학기 동안 꾸준히 학교 생활을 해온 자녀를 기쁜 마음과 얼굴로 칭찬하자. 그리고 이번 방학동안 만큼은 즐겁게 지내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 자녀들에게 심리적인 즐거움을 심어주자. 그래서 5가지를 제안해본다.

첫째, 책상 앞에서 해방시켜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자.

방학에는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자녀를 위해 집밖으로 데리고 나오자.

여름날 북적이다가 조용해진 겨울 바닷가 모래톱을 함께 달리며 시합도 해보자. 눈이 많이 쌓인 어리목쪽으로 가서 눈썰매를 밀어주고 타며 눈놀이도 하자. 춥다고 집에 있게 되면 TV 시청이나 인터넷, 스마트폰에 탐닉하기 쉽다.

둘째, 자녀의 건강을 체크하자.

학교 생활을 영위하느라 수업의 결손을 우려한 나머지 간과한 신체적, 심리적 건강 상태를 검진하여 부족한 부분을 회복시키자. 신체적인 아픔은 물론, 요즘의 학생들은 의외로 심약하여 작은 일에 상처를 잘 받아 정신적인 치료나 위로가 필요한 경우도 가끔 있다.

셋째,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자.

그 동안 한 가족인데도 각자 학업이나 자기 생활을 하며 갖지 못한 가족간의 정서적인 교류나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통분모를 찾았으면 한다. 하다못해 영화라도 한 편을 함께 보고 느낌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 가족이라도 같은 영화를 보고 나오는 생각의 스펙트럼이 다르다는 생각을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요즘 TV에서도 다양한 요리 방법을 소개하고 있던데 식재료를 함께 다듬고 준비하며 맛있게 요리하고 나누어 먹어도 마음이 훈훈할 것이다.

넷째, 자녀만의 자유 시간을 주자.

부모와 자녀가 합의하여 하루 중 몇 시간이나, 특정한 날을 정하도록 하여 실컷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자유를 주자. 아이에게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것을 스스로 정하도록 하여 행하도록 함으로써 한 인격으로서 존중받는 느낌을 알게 되고 스스로의 결정을 책임감 있게 지키게 될 것이다.

다섯째, 새 학기의 교육과정과 관련한 독서를 하도록 하자.

학교급과 학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인 경우, 중학교에서 다루어지는 교육과정에 도움이 되는 조선왕조실록, 세계 여러나라의 역사를 흥미있게 만화 또는 사진과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 좋은 책들을 부모와 함께 읽도록 하자.

겨울방학이 지나면 며칠 안 가서 수료하고 이어서 새학년 새학기로 들어서게 된다. 건강 상태, 그 동안 가족과 함께 활동하며 지냈던 일들이 돈독한 가족애를 불러올 것이고 자존감 향상에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이번 방학에도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곡식도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고 하지 않았는가. 부모의 관심만큼 자녀도 성장한다는 걸 깊이 인식하고 실천해주면 새 학년 새 학기 증후군 없이 건강한 학교생활이 되리라 믿는다.

제주일보 기자  hy0622@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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