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夜시장 조성의 세 가지 전제 조건
동문 夜시장 조성의 세 가지 전제 조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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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동문재래시장에 야(夜)시장 조성계획이 재추진된다고 한다. 제주시가 침체된 구시가지 일대의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야간관광명소 조성을 위해 상인들과 함께 이 계획을 재추진한다니 기대가 크다.

이 야시장은 기존의 동문시장 내부로 한정하지 않고 산지천을 비롯 주차장, 아케이드시설 등 기반시설과 주변지역으로 구획을 넓힌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또 동문시장의 정체성을 담은 랜드마크도 조성한다고 한다. 오는 5월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해 입점공고 및 매대 제작을 병행, 6월 중 개장한다는 것이 목표다.

우리는 이 야시장 조성사업이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계획과 연계해 구시가지 상권활성화의 기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만치 개장에 앞서 세 가지 전제 조건을 깊이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야시장은 ‘판만 벌려 놓으면 되는 사업’이 아니다.

행정자치부가 2013년 ‘야시장 활성화 사업’에 나서자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 다퉈 야시장조성에 나섰다. 제주시도 그런 정책의 일환으로 2015년 동문재래시장 야시장 사업을 선정했으나 상인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따라서 이번 재추진 사업은 첫째로, 행정이 앞에 나설 게 아니라 상인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동의 속에 추진돼야 한다. 둘째로, 이 야시장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상품이나 콘텐츠 구성이 특화돼야함은 물론이고,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2014년 이후 전국에서 야시장들이 수십군 데가 개장됐지만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

전남 목포 남진 야시장 등 전국적인 관광상품이 된 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저 그런 야시장으로 전락했다.

평범한 먹거리를 내놓고, 제대로 된 놀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주차장 확충 등 시민들이 편하게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선결되어야 했는데도 의욕만 앞섰던 탓이다.

셋째로, 동문재래시장과 같은 전통시장이 야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최대 관건은 서로의 영역을 지키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데 있다.

점포상인은 임대료뿐만 아니라 매출액이 완전히 노출되는 상태에서, 그렇지 않은 매대 상인과 경쟁을 한다. 때문에 앞으로 입점하게 될 매대 상인은 점포상인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특기로 새 고객들을 끌어와야 한다.

야시장을 개장하고도 기존 고객에만 그치고 별다른 시너지 효과가 없다면 기존 점포상인들만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개장했다가 실패한 전국의 재래시장 야시장은 이들 입점 매대상인과 기존 점포상인들과의 불화·마찰이 주된 이유였다. 개장 전 이런 문제점들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한다.

대형마트와 동네마트의 협공으로 위기에 몰린 동문시장이 야시장 조성으로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매대 상인과 점포상인들이 하기에 달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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