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휴먼테크가 기저가 되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휴먼테크가 기저가 되어야 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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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제주한라대학교 컴퓨터정보과 교수

[제주일보] 며칠 전, 어느 저녁 모임 자리에서 개업한 지 꽤나 오래되고 지금도 성업 중인 의사 친구가 머지않은 시기에 청진기와 자신의 직업도 없어질 형편이라 한다. 컴퓨터가 특정 환자의 유전자 분석과 각종 질병 정보가 저장된 빅데이터를 이용, 환자 질병에 대한 예후와 각종 영상 정보를 현재의 의사보다 더 정확하게 판독해 환자별 맞춤 질병 치료 조치를 내리기 때문이라 한다. 어쩌면 그게 사실이고, 그 시기도 빨라질 지 모른다.

2030년까지 현재의 80%에 달하는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UN 미래 보고서가 그러하고, 사람의 업무능력을 100% 이하라고 할 때 현재 인공지능의 평균 능력은 사람 대비 12.5%. 2020년에는 41.3%, 2025년에는 70.6%로 올라갈 것이라는 한국고용정보원 연구 보고서(2월 8일)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향후 인공지능 로봇 등의 지능형 컴퓨터가 출현하여 현재의 단순 노무직 일은 물론 의사·변호사·교수 등의 지식 공학적 일을 대신할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우려되는 건 체외 수정과 복제 기술, 인공 자궁이 현실화되어 전통적인 아버지·어머니와의 혈연 관계도 불분명하게 되는 인류애의 실종과 인류의 멸종까지 예견되고 있다.

지난해 구글 알파고가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에 이어 올해 초에는 한·중 최고수인 커제와 박정환을 꺾어 세간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는 한 수 더 떠서 카네기멜론공대서 개발한 리브라투스 포커가 인간의 속임수까지 구사하여 최고수 인간 포커 4명과 겨뤄 완승했다. 이처럼 자기 학습의 신경망 컴퓨터 로직은 인간의 본래 영역인 직관과 감정을 모두 뛰어 넘어 인간보다 월등한 연산과 추론은 물론 포커의 속임수까지 처리하고 있다. 인류가 16만년 전 직립원인(直立猿人)에서 지금의 지혜로운 사람으로 일컫는 호모사피엔스 시대로, 인간의 감각·감정·감성을 지닌 슬기로운 인공지능 기계-사피엔스 시대로 진화한다 한다.

알파고 개발자인 레이몬드 커즈와일과 미국의 수학자이며 컴퓨터 공학자인 버너 빈지는 이미 기계-사피엔스 신문명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인간 뇌의 기계적 업그레이드는 물론 인간의 뇌를 직접 컴퓨터 네트워크에 접속,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 넘는 초인간지능이 탄생하여 인류 문명의 종말까지 예언하고 있다. 이에 실제로 테슬라 겸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런 머스크는 이러한 인류의 종말에 대비해 금세기 내 화성에 100만 인구가 사는 정주도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지난해 9월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 우주비행 세미나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2015년 화성 탐사 주제 ‘마션’ SF 영화에서 폭풍우 사고로 화성에 홀로 남은 주인공이 생존과 지구로의 귀환을 무색할 정도로 수년 안에 자유로운 화성 탐사 여행이 현실화될 듯하다.

증기기관과 전기·전화·컴퓨터 발명으로 인간의 근육·시각과 두뇌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온 것이 제1, 2, 3차 산업혁명 시대였다고 하면 초연결성의 초지능형에 기반을 둔 뉴노멀 시대로서 인간의 감성까지 해방이 예견되는 시대가 제4차 산업혁명시대이다. 로봇과 생명 공학·빅데이터·사물인터넷·3D인쇄·나노기술·인공지능 등 개별적으로 회자되던 기술 혁신의 키워드가 클라우딩 환경과 맞물려 전통적인 관념, 산업, 사회 구조가 일대 전환하는 시대이다.

여·야 차기 대선 후보자 스스로 제4차 산업사회 리더의 적임자라고 강변하고 있는 걸 보면 미래 사회에 대한 준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허나 이미, 선진국은 발빠르게 4차 산업사회를 대비한 갖가지 정책과 기술 개발을 선점하고자 혈안인데 정작 우리 정부는 탄핵 정국으로 손놓고 있으니 안타깝다.

과학과 생명공학 기술 발전의 영역은 무한하다. 분명한 건 생명의 존귀함과 인류애에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는 바 인간이 통제 불가능한 고지능 인공 기계 출현이, 곧 인류의 재앙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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