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환경수도 제주의 쓰레기 대란
2020년 세계환경수도 제주의 쓰레기 대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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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제주일보] 제주의 자연환경은 유네스코 3관왕(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을 통해서 또 2020년의 ‘세계환경수도’ 추진으로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시, 환경교육시범도시, 친환경농업시범도시, 유엔환경계획(UNEP) 제8차 특별총회 및 세계환경장관회의 개최, 세계자연보전총회 개최 등을 통해 자연환경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도시 제주가 최근 전역에서 넘쳐나는 쓰레기 더미로 연일 소란스럽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의 불편을 주장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시민과 행정 간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고, 이를 슬기롭게 해결할 소통과 협조의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제주에서 쓰레기는 매우 소중한 자원이었다. 이 당시 시골의 ‘돗통시’는 돼지우리 겸 인분을 처리하는 화장실이었다. 또 깨진 항아리는 소변을 모아두는 도구이고, 냄새나는 오줌은 텃밭의 무·배추 재배에 요긴한 요소비료로 뿌려졌다. 이처럼 음식물 쓰레기로는 돼지를 키우고, 돼지우리에 깔아놓은 보리 짚은 분뇨와 함께 발효·부숙시켜 퇴비로 사용하였다. 이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유기 부산물로 천연비료를 만들고, 이를 밭농사에 이용하는 자연순환을 거쳐 가장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쓰레기를 자원화했다.

근대화 이전까지 쓰레기는 토양과 수중 환경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 후 다시 생태계로 되돌아가는 자연의 일부이고 재생을 거쳐 자원으로 되살아났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기술문명은 이러한 자연순환을 다르게 바꿔 놓았다. 문명은 숨어 있는 자원을 찾아내어 이용한 후 쓰레기를 배출하는 과정인 것이다.

또한 인류는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이전에 지구상에 없었던 수많은 합성 화학물질을 만들어냈고, 이 중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대표적인 화학물질이 플라스틱이다.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 그리고 다양한 활용성 때문에 플라스틱은 급속히 인간의 생활환경 전반에 스며들었고, 엄청난 쓰레기 더미가 되어 토양과 해양에 넘쳐나고 있다. 특히 해양 쓰레기의 경우 플라스틱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제품으로서의 수명은 짧은 반면에 미생물에 의한 자연분해 시간은 너무 길어서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의 급속한 인구증가로 제주도내 쓰레기 배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배출량이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고, 1인 하루 쓰레기 배출량이 1.85㎏으로 전국평균 0.97㎏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재활용률 역시 52.9%로 전국평균의 60%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매립용량이 최대인 봉개매립장이 내년 중에 포화될 예정이고, 서부와 동부매립장도 올해와 내년에 포화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5월과 2019년 2월 완공 예정인 동복환경순환센터의 신규 매립장과 소각시설은 협약이 지연되면서 아직 착공도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순환형 도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된 폐기물은 재활용하거나 에너지화함으로써 자원이 순환되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자원순환사회란 4R 운동으로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고, 환경 친화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회이다. 4R 운동은 불필요한 물건사용을 지양(Refuse)하고, 쓰레기를 감량화(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함으로써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운동이다. 그리고 4R 중 Refuse, Reduce, Reuse는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반면 재활용과 에너지화를 위한 Recycle 과정은 제주도 행정이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서 달성되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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