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불아 달집아, 활활 타올라 액운 다 가져가라!
쥐불아 달집아, 활활 타올라 액운 다 가져가라!
  • 송현아 기자
  • 승인 2017.02.09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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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풍요 기원 ‘달의 명절’…국립제주박물관·별빛누리공원 특별 체험 다양

[제주일보=송현아 기자] 정월대보름(11일)은 1년 중 가장 크고 둥근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설이 가족과 집안의 명절이라면 정월대보름은 마을의 명절로, 과거 조상들은 달을 보며 한해 건강과 소원을 기원했다.

민속학자들에 따르면 달은 풍요‧다산을 상징했는데 조상들은 농사를 시작하는 첫 달이 가득 차는 정월대보름을 설‧단오‧추석‧동지와 함께 5대 명절로 여겨 풍년과 안녕을 빌었다.

정월대보름의 유래는 고대 농경사회에서 풍농을 기원하던 동제로, 달빛이 어둠과 질병, 재액을 밀어낸다는 믿음을 갖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한해 농사가 잘 되길 기원했던 의식이다.

두둥실 달이 뜬 날 조상들은 오곡밥을 먹고 부럼을 깨물며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셨다. 온 동네 사람이 모여 줄다리기와 고싸움을 즐기는 등 한바탕 난장을 펼치며 공동체의식을 다졌다.

정월대보름 전날이면 마을 논두렁과 밭두둑은 쥐불놀이 행렬로 북적였고, 동네 골목은 지신(地神)밟기로 요란했다. 꽹과리와 북, 징, 장구 등 풍물소리가 온통 신명나게 울려댔다.

특히 제주에선 매년 정월대보름을 즈음해 마을별로 가축 방목을 위한 목야지에 불을 놓는 ‘방애’(화입)에 나섰다. 해묵은 풀을 태워 해충을 구제하면서 잡귀를 쫓고 무병을 기원했다.

이를 재현한 행사가 제주들불축제다. 새별오름에서 1997년 정월대보름축제로 시작돼 정월대보름에 맞춰 열리던 이 축제는 2013년부터 경칩으로 시기를 옮기고 명칭도 바꿨다. 하지만 선조들의 ‘방애’를 체험하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한해 희망을 비는 매력은 그대로다.

도내 일부 마을회와 민속보존회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주민 무사안녕과 마을 발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액막이와 지신밟기, 복조리 전달식 등을 마련하는 등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정월대보름인 11일 국립제주박물관과 제주별빛누리공원이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주말인 만큼 가족이나 연인 등이 함께 방문해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에 제격이다.

보름달은 이날 오후 6시34분쯤 떠오를 예정이다.

▲한해 건강 기원하고 액도 막고=국립제주박물관은 ‘2017 정유년(丁酉年) 정월대보름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한해 건강을 기원하는 부럼 주머니 나눔 행사와 펀 타투(Fun Tatoo) 체험, 전통적 신년 점복놀이 윷점 64괘, 민속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액막이 부적 찍기와 풍년 기원 LED 쥐불놀이 만들기 체험 행사 등도 운영된다.

▲망원경으로 달 보며 소원 빌고=제주별빛누리공원은 오후 6시부터 관측실과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금성(개밥바라기)을 관찰하고 스마트폰으로 보름달을 촬영하는 체험행사를 운영한다. 들불축제(3월 2~5일‧새별오름) 때 태우는 별빛 소원지에 소망을 적는 행사도 열린다. 다만 보름달과 금성 관측은 기상 여건에 따라 취소될 수 있다.

김현종‧송현아 기자

송현아 기자  sh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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