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목소리, 도민이 바라는 점
도민의 목소리, 도민이 바라는 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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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행정시 연두방문에서 “제주라는 공동체가 한 발자국 나가기 위해서는 행정과 도민이 함께 해야한다”며 “도민들이 바라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도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모범 답안지같은 말을 했다.

올 상반기가 지나면 원 지사의 임기는 1년밖에 남지 않는다. 원 지사는 현재 당면과제로 쓰레기 문제, 교통난, 일자리창출 등을 꼽았는데, 제주도가 처한 과제와 숙제는 이외에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도민들이 바라는 점은 도내 곳곳에서 펄럭이는 민원 현수막처럼 널려있다. 원 지사의 말 그대로 올해 도정은 ‘도민의 목소리, 도민의 바라는 점’을 잘 반영해나가기 바란다.

민선 6기 원 도정은 ‘협치’를 내걸고 출범했다. 협치의 개념이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원 지사 말대로 행정과 지역주민이 지역 공동의 문제를 함께 발굴하고 함께 풀어나가는 민(民) 중심의 생활정치가 그 첫번째라고 생각한다. 그런 협치가 원 도정 3년이 다 지나가고 있는 지금, 도민의 눈에 도정 어느 방향, 어느 곳에도 잘 보일질 않는다.

원 지사가 제주시민과의 대화에서 “행정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들이 성숙한 자세로 힘을 모아주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바꾸어 말하면 도지사 스스로 그동안 협치가 실패했으니 힘을 모아달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협치의 핵심 키워드가 소통과 참여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제주도정의 모습과 협치는 서로 비슷하지도 않다.

소통과 참여는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다.

도민들의 행정 참여는 행정이 주민들과 소통할 때 가능하고, 주민들이 참여할 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 원 지사가 초심으로 돌아가 그럴 마인드와 의지를 갖고 있다면, 도정을 도민들에게 어떻게 알릴 지부터 모색하고 실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도지사의 손과 발이 될 공무원들, 즉 공직사회가 변화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제주시청 앞에서 있었던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쓰레기산 만들기 퍼포먼스는 훌쩍 커진 시민의 힘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시민의 힘이 강대해졌다는 것은 우리 제주사회 민주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시민의 힘이 커진 만큼 공무원들의 의식도 달라지고 성숙해져야 하는데, 공직사회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사회에는 공직 불신이 팽배해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시민들이 만드는 쓰레기산에 공무원들을 내다버리고 싶어하게 될 지도 모른다.

공직사회의 의식개혁으로 공무원들이 일을 하게 해야 한다.

도민의 목소리, 도민이 바라는 점은 이것이 우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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