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범죄, 과장도 축소도 능사 아니다
외국인 범죄, 과장도 축소도 능사 아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3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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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국제자유도시를 표방, 사람과 자본의 이동을 국경(國境)으로 제한하지 않으면서 외국인과 외국자본이 크게 증가했다.

약방에 감초 격이랄까. 사람과 돈이 가는 곳에는 범죄가 뒤따라 간다. 그게 인간의 역사다.

제주도에도 어김없이 범죄가 뒤따라 왔다. 지금 거주 외국인이 3만명을 넘어서고(불법 체류 포함) 외국인 관광객이 연 300만명에 달하고 있는 다문화 다국적 제주사회에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는 건 어쩌면 매우 자연스런 현상인지도 모른다. 다만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하는 점은 우리가 지혜를 모아야 할 숙제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2017년 치안 전망’을 통해 “제주도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데다,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관광지로서 뿐만 아니라 투자처로 선호해 중국인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동안 제주도에서의 범죄 발생비 (외국인 범죄) 증가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전망과 분석은 새로운 사실도 놀랄 일도 아니고, 다 예상했던 일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의 외국인 범죄 피의자 검거현황을 보면 2015년에 393명(구속 33명, 불구속 360명)이던 것이 2016년에는 648명(구속 53명, 불구속 595명)으로 64.9%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살인 2명을 포함, 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강력 범죄자가 237명(36.6%)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말까지 100일간 ‘외국인범죄 집중단속’을 시행해 외사사범 등 102명을 검거, 16명을 구속하고 무질서·음주소란 등 기초질서 위반 사범도 1649명을 단속했다. 그야말로 거주 외국인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공포의 100일’이었음직하다. 하여튼 그 결과 범죄발생이 크게 수그러지고 있다하니 일단 다행이다. 그러나 이런 집중 단속을 외국인 범죄를 막기위한 대안으로 내놓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경찰의 집중 단속의 배경에는 마치 제주도가 ‘외국인 불법천지’가 되는 양, 외국인 범죄에 대한 일부 언론의 과장 보도가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범죄율을 보면 내국인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범죄가 언론에 더 많이 노출되고 이를 반복적으로 보도하면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케 할 우려가 있다.

외국인 범죄문제는 우리가 절대로 과장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축소할 일도 아니다. 외국인이 제주에 오는 것은 그들의 이해관계와 우리의 필요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이미 외국인은 우리의 이웃이 되어 있다.

심지어 지난 해 말 상당수 제주감귤농가에서는 불법 체류자인 줄 알면서도 외국인을 고용해 수확을 마쳤다.

외국인 범죄를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공포의 100일’로선 근본적인 예방을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 범죄도 그냥 범죄일 뿐이다.

공정하게 법대로 처리하면 되는 문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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