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동산 광풍을 막아라
제주 부동산 광풍을 막아라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5.12.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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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부동산 열기는 ‘광풍’ 수준이다.”(제주도 노형동 J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제2공항과 관련된 부동산 투기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2015년 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광풍’이라는 말로 표현할 정도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핫 플레이스’였다.

제주도 땅값은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중국인 투자자들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는데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불붙던 도내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제주 부동산 과열의 첫 번째 요인은 제주지역 인구 상승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도 인구수는 총 62만1550명이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11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말까지 제주지역의 순이동 인구는 1만3026명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동인구 1만1112명을 30.8%나 넘어섰다. 이와 같이 급증세를 보이는 것은 ‘청정 제주’를 선호하는 외지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영어교육도시·관광개발사업 등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실수요자에 투기 세력까지 가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중국인들의 제주도 ‘러시’이다. 중국인들의 제주 ‘땅 사랑’은 도내 토지 매입 수치에서 나타난다. 국회입법조사처 이창호 조사관이 지난 10일 발표한 ‘외국인 국내 토지소유 관련 제도의 쟁점과 과제-제주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이 보유한 도내 토지는 2011년 말 142만㎡에서 834만㎡로 무려 487.3%나 폭증했다. 이는 외국인이 제주도에서 보유한 토지 총면적 1663만㎡의 50.2%에 달한다. 이 조사관은 이 현상을 제주도가 시행하고 있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 조사관은 “중국인들의 투자열풍이 이어지면서 잘 지켜야 할 제주도의 경관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이 늘어나면서 도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불만과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요인은 지난 11월 10일 정부가 발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이다. 제주도가 2015년 11월 한 달간 도내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6만8221필지·9359만9000㎡가 거래됐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토지거래 실적(5만5972필지·7107만㎡)과 비교해보면 필지수로는 21.9%, 면적으로는 31.7%나 급증했다.

실제 성산읍 지역에서는 11월 한 달간 1278필지·220만㎡의 거래신고가 돼 지난 10월(549필지·100만6000㎡)에 비해 133%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원 지사는 지난 9일 ‘부동산 투기방지’를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날 주간정책회의에서 “(제2공항과 관련) 소통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부동산 투기를 막는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는 막연히 땅값이 오르면 뭔가 덕을 보지 않겠는가라는 기대심리로 이뤄지는 것이다“며 ”장래를 그르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정을 중심으로 다각도로 상황에 대한 파악과 아울러 강력한 초기 근절대책들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의 부동산 ‘광풍’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우려까지 낳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인데 최근에는 외부인이 유입되면서 본래 거주하던 원주민이 밀려나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종로구 서촌을 비롯해 홍익대 인근, 망원동, 상수동, 경리단길,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 등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제주시 바오젠거리와 구좌읍 월정리에 대해서도 이를 우려하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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