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제주 쓰레기처리 근본대책
청정 제주 쓰레기처리 근본대책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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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창희 아주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제주일보]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아늑함에 어머니같은 느낌으로 즐겨 방문한다. 그러나 최근 북적이는 관광객과 곳곳에 넘쳐나는 쓰레기로 예전 깨끗했던 제주도 이미지가 점차 퇴색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2010년 하루 638t에서 2016년 말 하루 1240t으로 6년 만에 2배나 폭증했다. 이렇게 늘어나는 쓰레기에 기존 매립장과 소각장이 턱없이 부족해 구좌읍 동복리에 환경자원순환센터를 만들어 200만㎥ 규모의 매립시설과 하루 500t 처리용량의 소각시설을 완공(매립시설 2018년 5월‧소각시설 2019년 2월 목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그때까지 폭증하는 쓰레기를 기존 시설로 처리할 수 있느냐 우려되는 점과 완공 후 처리용량이 가능하다 해도 악취, 침출수,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지난해 12월부터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일반 가정에서 매일 시간에 맞춰 종류별로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에 부산 해운대구 사례와 같이 무단 투기와 혼합 쓰레기 배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현재 추진 중인 광역 소각시설이 유동상식 방식이라 엄격한 분리수거가 동반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이 높고 결국 분리수거의 실패는 소각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제주도내 1400여 곳으로 추산되는 다량배출사업장을 대상으로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 설치를 의무화해서 음식물폐기물을 강제로 줄이도록 통제할 방침이지만 사업장의 청결 문제와 불편이 가중될 우려도 크다.

이렇게 불완전하고, 주민과 사업장의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는 쓰레기 대책으로 제주도를 깨끗하게 보존하는 것이 가능할까 의문이 제기된다.

쓰레기 매립과 소각, 그리고 주민 통제적인 방법으로 청정 제주를 이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보다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구분 없이 완전 소멸시키는 방법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많은 나라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쓰레기를 가스화하는 플라즈마(plasma) 공법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모든 쓰레기를 종류와 상관없이 4000~5000℃ 고온으로 가스화해 전기나 가스로 재생에너지를 만들고 잔재물은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최첨단 쓰레기 처리방법이다.

플라즈마 공법은 음식물과 생활쓰레기, 산업쓰레기 등 모든 쓰레기를 처리하기 때문에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나 분리수거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 설치 같은 주민들이 불편한 제도를 굳이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매립장이 필요 없으며 공기를 오염시킬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추진하고 있는 광역 매립장과 소각장은 물론 음식물 분리수거 같은 제도도 필요 없게 된다.

특히 제주도는 2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는 곳이다. 하나는 작은 섬이라는 좁은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국내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매립할 공간을 사용하는 것도, 악취와 오염공기를 배출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미래형 쓰레기 처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현재 덴마크와 일본, 인도 등에서 플라즈마 가스화 설비를 사용하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자치단체별로 많은 관심을 갖고 도입을 시도하는 상태인데 제주도는 그 2가지 특성으로 인해서라도 플라즈마 공법 도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쓰레기를 완벽하게 처리한다면 매립장도 필요하지 않고 공기와 자연환경을 깨끗한 상태로 보존할 수 있어 명실상부한 청정 제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청정 제주, 청정 코리아를 위해 지금 결단할 시기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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