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쓰레기 문제’
바람 잘 날 없는 ‘쓰레기 문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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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쓰레기 문제'가 하루도 빠짐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쓰레기를 종류별로 선별한 뒤 지정된 요일, 지정된 장소에 배출하는 이른바 쓰레기 배출 요일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쓰레기 매립장 문제가 또 도졌다. 쓰레기 매립장 문제는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자칫 제주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전체를 처리하는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 역시 사업입안 때 치밀하지 못한 행정의 업무처리에서 빚어진 것으로, 이를 둘러싼 제주도의 책임논란이 거세질 것은 분명하다.

제주도는 2004년 5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환경자원순환센터 설치를 확정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인근에 운영 중인 양돈장 이설을 약속했다. 문제는 당시 제주도의 이 같은 약속이 해당 양돈장 업주의 동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던 양돈장 측은 이설할 수 없다면서 반발하게 됐고, 주민들과 이설 협약서까지 체결한 제주도는 난감한 지경에 빠졌다. 지역주민들은 협약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경자원순환센터 건립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당장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가 당초 계획대로 내년 5월 완공되지 않을 경우 문제는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초 환경자원순환센터 매립장 건설에는 1년 6개월, 소각장은 2년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왔는데 이처럼 차질이 발생하면 공사 완공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도내 최대 규모인 봉개 쓰레기 매립장은 지난해 포화된 뒤 추가 매립공간을 확보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을 비롯해 도내 매립장 9곳 중 5곳이 한계에 육박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실정을 모를 리 없는 제주도는 다음 달 중 동복 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검토를 밝히고 있지만, 이 경우 지역주민들과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하면 문제가 더 꼬일 수도 있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다양한 대책을 가지고 주민들과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양돈장 측과도 협의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는 반드시 가동돼야 하는 필수 환경기초시설이다. 제주도는 지금 불거지고 있는 문제들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 나아가 제주도는 이번 기회에 하루가 멀다고 튀어나오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쓰레기 수거 및 매립장 확충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속 시원한 답이 없다. 오히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를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업무처리에 착오가 있었다면 그 일차적 책임은 제주도에 있다. 하루라도 ‘쓰레기 소리’ 듣지 않고 지내고 싶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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