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이들이 사랑하는 제주로
제주 아이들이 사랑하는 제주로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7.01.2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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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박미예 기자] 제주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제주 문화가 품은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도민들, 특히 제주의 아이들은 대부분 제주해녀를 비롯한 제주문화유산을 ‘가치’가 아닌 ‘개념’으로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제주해녀 문화의 유네스코 등재가 확실시 됐을 때 도내 초·중·고등학교에 무작위로 전화를 돌린 적이 있다. 제주해녀가 품은 아름다운 가치와 의미를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고 있을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예상과 딱 맞아떨어졌다.

“초등학교 3~4학년 지역화 교재에 나오지만 개념을 가르치는 수준이다.” “제주해녀 문화를 따로 교육하지는 않는다.” “제주해녀를 비롯한 제주문화를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다.”

몇몇 교육자들은 방대한 교육과정 속에서 굳이 제주해녀만 특별히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제주문화의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일부 제주인들에게 제주해녀는 끝까지 ‘바닷가 마을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을 하는 여성’일 뿐이다.

제주해녀를 포함한 제주돌담, 올레, 자연경관 등 제주를 세계에 빛내고 있는 문화가 제주 학생들에게는 단순히 단어에 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정체성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2017년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제주어와 제주해녀 등 제주 정체성 교육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어 교육자료와 제주동요·제주어 노래를 학교현장에 보급하고, 제주해녀에 대한 도서와 관련 동영상 자료도 지원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문화의 가치를 외부에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해부터는 학교 현장도 정체성 교육에 적극 동참해 아이들이 사랑하는 제주,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제주문화가 됐으면 한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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