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술인 육성 지원으로 청년실업 해소
전문기술인 육성 지원으로 청년실업 해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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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진.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학장

[제주일보] 실업자 100만명 시대, 지난 해 말 청년(15-29세) 실업률 9.8%로 2015년 15~29세 청년실업률 최고치인 9.2%를 갈아치웠다.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닌 구직자 중 45만6000명이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

고학력 실업자가 많은 것은 눈높이에 맞는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학력 인플레 현상으로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는 전문기술을 보유한 청년들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을 겪고 있음에도 말이다.

2016년 전국 평균 고용률이 60.4%임에 비해 제주도는 68.6%의 양호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구인배수(구인자수/구직자수)도 2015년 1.25로 전국평균 0.59에 비해 매우 높고 세종시를 제외하면 전국 1위이다. 단순 비교하면, 제주지역의 고용여건은 매우 양호한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전국 최하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선 상용직의 비율이 전국 평균인 48.5% 보다도 13% 포인트 낮은 35.4%를 차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조업 비중이 4.0% 미만이고 1차·3차 산업 비중이 매우 높다보니 자영업, 일용직, 임시직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나마 제조업도 음식료품 가공 및 화장품 제조가 대부분이며 10인 미만의 영세기업이 다수이다. 게다가 제주도 임금수준은 2015년 기준 전국 3개월 평균임금 227만원의 84.5% 수준인 19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타 시·도와 달리 1차·3차산업 비중이 편중되어 있고, 영세기업이 많아 전국 평균적인 임금수준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임금증가율 측면에서 2011-2015년간 전국 평균 8.2% 상승이 비해 제주는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제주도의 고용률 지표가 68.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15~29세 이하의 청년층 고용률은 42.2%로 전국 평균 41.5%와 큰 차이가 없음을 볼 때 제주지역 내에서의 청년층 고용률은 기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제주지역의 높은 대학진학률 및 고학력졸업자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 2015년 전국 대학진학률 평균이 70.8%인데 비해 제주지역의 대학 진학률은 81.9%로 전국 최고이며,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전국 평균 34.3% 대비 제주지역이 28.0%로 서울(21.5%) 다음으로 최하 수준이다. 이는 제주지역이 타 시·도에 비해 학력 인플레 현상이 두드러지며, 이러한 고학력자 출신이 많으면 많을수록 영세소기업과 저임금구조인 제주지역 특성상 구인업체와 구직자간의 미스매치 현상이 해소되기가 어렵다. 더욱이 청년층의 경우는 대학 전공과 무관한, 그러면서도 매우 한정된 공무원 내지는 대기업을 선호하다 보니 제주지역 기업의 고용여건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청년들에 대한 취업역량 개발 및 취업박람회를 통한 기업연계 방안 마련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제주형 고용활성화 지원 정책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나라 산업인력 수급차원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 즉 숙련이 요구되는 국가기간·전략산업 분야의 영세기업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육성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기간·전략산업에 해당하는 전기, 정보통신, 건축, 공조냉동설비, 자동차분야는 국가의 가장 근간이 되는 인프라에 해당되는 직종으로 제주지역 역시 대부분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전문성과 기술축적이 요구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저임금과 직무의 난이도, 위험성 등 근로조건이 열악한 탓에 이들 산업에 대한 청년들의 취업기피 현상이 심하다. 영세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으로 강소기업 내지는 중견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들 산업의 종사자들이 고숙련기술자로 성장·유지될 수 있도록 임금·복지 등의 근로여건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제주형 일자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기술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다. 제주지역의 청년실업률이 타 지역에 비해 낮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고, 고학력 실업자 증가에 특정 직업 및 직장만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취업의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무조건적인 학력 선호보다 제주형 일자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 및 정보를 바탕으로 진로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평생직업으로서의 전문기술에 대한 직업적 가치를 올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각계 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 혹자는 ‘관광산업 중심인 제주지역에서 제주폴리텍대학이 운영하는 전기, 정보통신, 설비 등의 국가기간전략산업 훈련직종은 지역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잘못된 인식을 갖기도 한다. 4차산업혁명인 기술의 융합화로 직무의 내용이 융합적·창조적·복합적으로 변화되는 것이지 이들 직종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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