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 차량, 단속이 능사가 아니다
무보험 차량, 단속이 능사가 아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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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자동차 보험은 차량소유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하지 안 해도 되는 임의보험이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상당수 차량들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제주시 조사 결과 ‘무보험 차량’은 제주시내에만 800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동차 검사를 받지 않은 차량도 300대가 넘는다. 법률적으로 자동차 소유자이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이들 보험가입과 자동차 검사를 받지 않으면 당연히 이에 따른 제재가 따른다. 이를 준수하지 않은 차주에겐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라는 속성상 직접적으로 인신을 구속하는 처벌이 아니어서, 무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결국엔 납부해야 한다.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 대부분 공감하는 현상이지만, 요즘 자동차 보험료가 만만치 않다. 보험사들은 앞 다퉈 적자가 발생 한다면서 보험료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 결과는 전적으로 차량 소유자에게 전가된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 소유자 대부분은 ‘경제적 문제’를 지적한다. 물론 ‘나에게 사고가 발생하겠느냐’ 하는 안일한 생각도 보험 가입을 기피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결국 경제문제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경제적 어려움에 있는 차량 소유자들에게는 보험료 경감 등이 혜택도 모색해 볼 수 있다. 물론 일반 운전자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범위 안에서는 이들 경제적 약자를 도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무보험 차량의 가장 큰 문제는 사고 발생 때 차량 소유자 또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선량한 상대방까지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물리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 미 가입으로 피해보상이 지체되고 아예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자동차는 이제 특정의 사람들만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를 대하는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람들이나, 사회 저소득층 등에 대한 보험료 지원은 분명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이정도 조차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질 낮은 수준은 아니다.

나아가 자동차 보험은 이제 특정 회사들만 취급 하는 업무영역이 아니다. 취급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기존 업체들 간 ‘틀 안에서의 경쟁’이 아닌 시장원리에 의한 무한 경쟁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보험사는 교통사고 발생 때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보험금이 불필요한 곳에 지출되는 일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교통사고 때 양산되는 이른바 ‘나이롱환자’부터 발본색원해야 한다. 그래서 보험료를 내리고 가입 문턱을 낮춰야 한다. 무보험 차량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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