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못 보는 근시안 도로 행정'으로 예산 낭비
'한치 앞도 못 보는 근시안 도로 행정'으로 예산 낭비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01.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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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도심 포장.보수 뒤 버스 전용차로 공사로 뜯어낼 예정..."정책협의 미흡 심각" 비판 고조

[제주일보=김현종.고선호 기자] 제주시 도심지역 주요 간선도로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끝난 지 불과 2~4개월 만에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시행을 위한 도로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시행이 이미 예고된 상황에서 행정기관 간 실무협의가 미흡하다 보니 이중 공사가 불가피해지면서 결과적으로 근시안적인 행정이란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19일 제주도와 제주시에 따르면 대중교통 우선차로제가 8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광양로터리~제주여고 2.7km 구간과 제주공항~해태동산 800m 구간에 중앙 버스전용차로가 도입된다. 국립제주박물관~무수천 사거리 13.5km 구간은 가로변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돼 운영된다.

이에 따라 중앙 버스전용차로 도입을 위한 도로공사가 오는 3월 시작될 예정으로 광양로터리~제주여고 구간의 경우 각 방향 1차선과 2차선 사이에 버스 정류소 총 8곳이 들어선다.

버스 전용차로인 1차로는 대형차량인 버스의 주행을 고려해 포장강도를 크게 높여 다시 공사하고 첨단정보시설 설치, 지장물 정비 등도 이뤄지는 탓에 시설비만 1km당 20억~25억원에 달하는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자될 예정이다. 사실상 차선은 물론 차로별 도로구조가 변경된다.

그런데 제주시는 지난해 총 사업비 61억원을 들여 이들 구간을 포함해 도심 주요도로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실시해 11월과 올해 1월에 구간별로 완료했다. 결국 중앙 버스전용차로가 도입되는 구간들은 대대적인 보수공사 후 불과 2~4개월 만에 다시 뜯어내게 되면서 예산 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광양로터리~제주여고 구간에서 제주도가 최근 1곳당 약 4000만원을 들여 새로 설치한 비가림 승차대 6곳도 중앙 버스전용차로 도입으로 폐기되게 되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승차대별로 이뤄진 ‘버스전용’ 미끄럼방지 도색도 예산 낭비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예정이다.

가로변 버스전용차로가 도입되는 국립박물관~무수천 구간 역시 차선 변경과 CC(폐쇄회로)TV 설치 등에 따른 대폭 손질이 불가피한 탓에 근시안적 행정이란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군다나 제주시와 제주도는 당초 계획대로 노후 도로시설을 보수했고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위해 우선차로제를 도입하는 것이란 제각각 입장이어서 향후 비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형적인 행정의 예산 낭비 사례로 같은 도로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하면서도 아무런 협의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도와 시가 서로 사업계획을 논의했다면 적지 않은 예산이 절감됐을 것이다. 보완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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