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 확산은 공동체를 지키는 힘
기부문화 확산은 공동체를 지키는 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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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최근 우리 제주사회에는 기부문화가 조금씩 확산돼 가는 추세다.

경기불황에도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제주지역 1인당 기부액이 전국 17개 지회 중 가장 많았다. 또 1억원이상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도 20명이나 가입헀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일대에는 매월 3만원 이상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착한 가게’들이 밀집한 이른바 ‘착한 거리’도 생겨났다. 제주사회가 점차 성숙돼 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부문화 수준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멀었다고 볼 수 있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적인 기부왕들의 쉼 없는 기부행위를 보면 그 사회의 힘이 느껴진다.

선진국에선 초등학교 때부터 물질적 기부 또는 재능 기부를 여러 행사와 연결시키는 ‘나눔의 교육’을 한다.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 남을 위한 배려, 나눔의 행복 같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이렇게 해서 다져진 기부문화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기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구체적이고 적절한 방법이기도 하다. 개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부와 명예는 혼자서 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 알게 모르게 남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기부는 타인을 경유해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이다. 기부는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감사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점점 더 갈라지고, 부딪히고, 각박해져가는 우리 사회를 어루만져주고 함께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17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그런데 올해는 사랑의 온도탑 눈금이 좀체 오르지 않으면서 수은주가 82.8도다. 지난 해 92.7도보다 10도 가량 떨어졌다고 한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이 캠페인이 종료를 10여일 남기고 있는데 도민들의 나눔의 손길이 간절한 상황이다. 눈금이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은 경제난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겹친 탓이다.

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힘든 이웃을 생각해야 한다.

도움을 받은 사람은 또 더 불우한 이웃을 돕고자 할 테니 우리 사회에 사랑의 물결이 이어지지 않겠나.

척박한 바람의 섬 제주를 지켜온 힘은 바로 어려울 때 서로돕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수눌음’ 정신이다.

요즘같은 경제난에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더라도 호주머니를 열어 쌈짓돈을 보탠다면 새해 우리 제주사회는 한결 따뜻해질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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