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黨(탈당), 또다른 기득권 세력화돼선 안 된다
脫黨(탈당), 또다른 기득권 세력화돼선 안 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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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3명이 탈당(脫黨), ‘바른 정당’ 합류를 선언했다.

탈당 도의원들은 신관홍 의장을 비롯, 김황국 부의장, 고충홍·하민철 상임위원장, 강연호 원내대표, 고정식·고태민·구성지·김동욱·손유원·이경용·이선화·현정화의원이다. 지역구 1명, 비례대표 4명을 제외한 전원이다. 사실상 도의회 새누리당 원내세력이 탈당한 셈이다

탈당 도의원들이 오는 21일 ‘바른 정당’ 창당대회를 갖고 당원모집 등을 본격화하면, 일반 당원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다. 제주도 새누리당의 붕괴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소신에 따라 당적을 바꾸는 것을 탓할 순 없다. 선출직 도의원들이 지역 민심이나 여론의 추이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이번에 탈당하는 도의원들은 “유력 정치인이 중심이 되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낡은 정당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받아 들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뒤숭숭한 탄핵정국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정치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깊은 고민을 해왔을 것이다. ‘탄핵 대통령’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점도 분명해 보인다.

이들의 탈당은 어떤 방향으로든 제주지역 정치지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가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무늬만 달리해 정치적 입지만을 고려하는 것이라면 도민의 정치 불신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탈당 도의원들은 “낡고 병든 패권주의 정치에 실망하고 좌절한 도민들에게 제주발전의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다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공염불이 아니길 바란다.

지방자치제가 탄생된 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와 더불어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양대 축이다.

지방의회가 제 몫을 다해야 자치의 꽃을 피울 수 있고 진정한 위민행정을 실현할 수 있다. 법령에 정해진 권한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지방자치의 본뜻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당적을 바꾸더라도 도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도의원들은 소속 정당보다는 주민의 대표라는 정치적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도의원들의 당적변경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앞으로 의정활동을 통해서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촛불 민심에서 드러났듯이 도민들은 정치혁신을 갈망하고 있다. 단순히 타던 말을 버리고 다른 말로 갈아타는 수준으로는 높아진 도민의 정치적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 도민의 갈망이 무엇인지는 탈당 도의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기득권 정치에 대한 물갈이와 정치적 변화 요구에 부응한다는 명분으로 탈당을 하고 또 다른 기득권 세력화를 시도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다면, 새로운 정치에 대한 도민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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