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는 함께 성장하는 사이
부모와 자녀는 함께 성장하는 사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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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세 살 정도 된 아이가 컵에 담긴 물을 엎지른 후 누가 그랬냐고 물었을 때 “ 엄마가….” “곰돌이 인형이….”라고 대답을 할 때가 있다.

이 시기에는 현실과 상상의 구분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자각도 없을 때이다. 크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초등학생 정도되면 거짓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즉 거짓말을 하게 되면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자신에게 더 손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가 반복해서 거짓말을 한다면? 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처벌을 피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둘째,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경우가 있다. 셋째, 부끄러움 혹은 당황스러움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넷째,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싫어서. 다섯째,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여섯째, 남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일곱째, 주변의 관심이나 존경을 받기 위해서. 그 외는 부모의 갈등, 신체 학대, 성학대와 같이 아이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와 관련되어 거짓말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의 거짓말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나는 우리 아이를 진심으로 염려하고 사랑하는 부모’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 마음을 바탕으로 거짓말을 하는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침착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 다음 아이에게 왜 자신이 거짓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어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또한 평소에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 

부모의 꾸지람을 들을 때 아이들은 “맞아,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 맨날 나는 꾸중만 듣는 아이야. 살아서 뭐해. 정말 못났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이 반복되다보면 무기력한 아이가 되기 십상이다.

아이들은 실수를 통하여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고, 부모는 아이의 실수를 ‘용서’해주며 배우게 된다. 그렇게 부모와 자녀는 ‘함께 성장하는 사이’이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엄마가 상담실을 방문했다. 상담실에 온 이유를 묻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 아이 방 청소를 하는데 책상 위고 서랍이고 잔뜩 물건들이 쌓여 있어 아이에게 도대체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다 어디서 난 거냐고 물어보니 처음에는 친구들에게 선물 받았다고 해서 조금 미심쩍긴 했지만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아이가 반 친구의 물건을 훔쳐서 상담하는 도중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도 물건을 훔쳤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정말 그 말을 듣는데 기가 막히더라구요. 아이가 필요한 물건을 이야기하면 그동안 거의 사주었는데 도대체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혼도 내보고 사정도 해보고 나중엔 경찰서까지 아이 손을 잡고 끌고 갔는데 아이의 훔치는 행동이 고쳐지지 않아요.”이야기를 하면서 감정이 복받쳐 많이 우셨다.

초등 자녀를 둔 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거나 상담을 할 때 아이의 ‘훔치는 버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간혹 있으시다. 

이러한 행동을 보일 때 부모나 교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아이의 설명을 들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화를 내고 비난을 하면 아이의 거짓말과 변명만 늘 수 있다. 친구 집이나 가게에서 물건을 들고 왔다면 아이와 같이 가서 돌려주고 값을 치르게 하며 사과하도록 한다. 그리고 아이가 잘못을 고백하며 물건을 돌려주고 나면 부끄럽고 힘든 일을 마친 아이의 노력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가 아이의 도덕적 잣대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예방'이다. 평소에 남의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남과 나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하는 마음, 그 정직한 마음의 꽃이 필 수 있도록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한 올 씨앗 뿌리는 것을 잊지 말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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