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현장 설명회, ‘견고한 정책’으로 이어져야
감귤현장 설명회, ‘견고한 정책’으로 이어져야
  • 제주일보
  • 승인 2017.01.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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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가 또다시 감귤제도 정비에 나섰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취임한 뒤 2015년 9월부터 이른바 ‘민선5기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을 수립, 집행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이 계획은 시행초기 그 결과가 초라하다 못해 ‘폭삭 망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감귤혁신 계획을 수립하던 2015년 제주감귤산업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가격하락 폭탄’을 맞았다. 2년 연속 제주감귤산업은 최악의 상황을 맞아야 했다. 제주도는 당시 계획수립 때에도 제주 전역을 순회하면서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농가의견을 청취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최근 감귤 조례 정비와 향후 감귤정책 수립에 따른 농가 의견을 듣기 위한 순회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우선 오늘(5일)오후 서귀포에서 첫 설명회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설명회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번 설명회에서 감귤조례 문제점, 풋귤 출하기간 재설정 여부, 만감귤 상품 품질기준 설정 등에 대한 농가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번 설명회를 토대로 감귤산업 발전의 재도약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도가 현장 감귤농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은 일단 잘한 결정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행된 풋귤 수매사업만 하더라도 사실상 실패작으로 결론 났다. 이는 현장의 실상과 농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은 채 계획을 만든 것이다. 제주도가 검토 중인 만감류 상품 품질기준 설정 작업만 하더라도 이미 오래전에 시행됐어야 할 정책이다. 제주감귤산업에서 차지하는 만감류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졌지만,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시장상황이 나빠지면 행정이 개입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출하되는 노지감귤은 좋은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물론 농가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다. 최근 2년간 제주감귤산업이 겪었던 곤란스러웠던 상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아진 것뿐이다. 물론 최근 이어지는 이 같은 감귤시세는 지난해 이후 전개되고 있는 제주도의 적극적인 ‘산지개입’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속을 들어가 보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최근의 기상상황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양호한 날씨로 감귤 품질이 향상된 것이 시장에서 주효했다.

사실 감귤정책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감귤 가격이 잘 나갈 때는 ‘정책의 문제’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상황이 악화되면 묻혀있던 사소한 문제들까지 들춰내는 게 감귤정책이다. 제주도는 이번 감귤현장 방문 행사를 통해 어떤 악조건에서도 흔들림 없이 적용할 수 있는 ‘견고한 감귤정책’을 다듬는데 주력해야 한다. ‘보여주기식 행사’를 경계하는 이유다.

제주일보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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