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는 문화적 리더십이 관건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적 리더십이 관건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03 1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전국의 도시들은 저마다 특유한 이름들을 갖고 있다. 항구도시, 호반의 도시, 선비의 고장, 정신문화의 수도 등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그 도시를 쉽게 설명할 수 있고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그러면 제주는 어떤 도시인가?  국제관광도시로 불리는 제주, 웬지 지저분하고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제주도가 사람살기에 나쁜 도시는 아니다. 단지 문화와 예술이 시민들의 삶 속에 파고들지 못하고,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할 뿐이다.

올해 5월 제주에서 열리는 ‘지속가능한 도시에서의 문화를 위한 책무와 행동’을 주제로 한 문화정상회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문화정상회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어 문화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세계의 도시와 지방정부 간에 문화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공유하기 위한 행사다. 제주도가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계기를 삼는다고 하니 도민의 기대가 크다.

문화도시란 개념은 2000년대 들어 크게 확장됐다. 예전에 문화도시하면 ‘문화예술이 융성한 도시’로 이해됐다. 요즘엔 ‘시민의 삶에 문화예술이 융합된 도시’라는 의미가 강해졌다.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은 곧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자원이 되고, 세계의 기술은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문화도시는 이처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사회와 예술의 가치공유를 통해  문화예술 성장 및 지속가능한 도시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마디로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산업경제가 시민과 조화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는 곳이 바로 문화도시다.

그래서 문화도시 육성을 두고 21세기 르네상스 운동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제주의 문화 정체성이 무엇이고 문화자산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다. 제주의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이를 기반으로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예술가와 함께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도시 예술축제, 문화교육 및 커뮤니티 활동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문화도시의 개념이 시민중심으로 바뀐 만큼, 제주도 문화행정과 정책을 수요자인 시민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화예술단체와 문화콘텐츠 생산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향유기회를 확대하는데 정책적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제주도 정책 입안자의 문화 마인드와 문화적 리더십이 관건이다.

문화도시 육성은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관광산업 측면에서도 결코 소홀해서는 안될 과제다. 정유년 올 해, 문화예술의 섬 제주에 ‘문화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하며 모든 문화 예술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