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살 투성이인 손 부끄럽지 않아요”
“굳은살 투성이인 손 부끄럽지 않아요”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1.02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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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백재영씨 인터뷰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올해 제주일보는 ‘공정(公正)한 국가, 함께 하는 사회’를 제주사회의 화두로 내걸었다. 이에 ‘기술이 인정받는 제주’ 시리즈를 통해 정직한 땀을 바탕으로 능력중심사회를 이끄는 성공스토리의 주인공들을 소개한다. 이는 정당한 노력이 보상받고 기본이 지켜지는 제주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첫 번째로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백재영씨(21)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손가락 마디마디에 굳은살들이 박혀 있지만 참된 노력의 흔적인 만큼 부끄럽지 않아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 최고의 기술을 인정받고 싶어요.”

풋풋한 20대의 손 치고는 유난히 울퉁불퉁했지만 환하게 웃는 얼굴만큼은 앳된 청춘 그 자체였다. 세계 최고의 기술 습득을 위해 하루 열두 시간 넘게 훈련 중인 ‘지독한 연습벌레’ 백재영씨(21·한림공업고등학교 졸업).

그는 오는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2017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통신망 분배기술 직종의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당당한 국가대표다.

그는 요즘 매일 오전 8시쯤 모교에 등교, 실습실에서 관련 기술을 연마하는데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훈련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오후 8시 이후로, 하루 12시간 이상의 모진 강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

매일 반나절 이상 공구인 니퍼와 전선 등을 다뤄야 하는 그의 손은 성할 리 없다. 반복해서 물집이 터지면서 퉁퉁 부었던 굳은살은 울퉁불퉁 단단했다.

백씨는 “손바닥에 잡힌 물집이 너무 아파 훈련하기 싫었던 적도 있었지만 전국 1등에 이어 세계 1등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기에 꿋꿋이 참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며 “끝없는 노력만이 결과를 보장해 준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도전하고 있는 통신망 분배기술은 통신망과 가입자 간 회선을 설치해 음성·동영상·데이터 신호 등을 송·수신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기술이다.

2013년 고교 입학 면접 당시 ‘통신망 분배기술 국제기능올림픽 은메달’이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보고 막연히 멋있다는 생각에 선택했던 게 2015년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 획득’이라는 의미있는 결실로 이어지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통신망 분배기술 가운데 광섬유케이블 융착접속 작업 부문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 해당 부문의 국제기능올림픽 국내 첫 금메달을 이뤄내고 말겠다는 당찬 꿈을 키워가고 있다.

백씨는 “광섬유케이블 작업의 경우 전송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남다른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3년 넘게 케이블의 고장점을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잘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도 많았다”며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꼭 획득해 제주와 대한민국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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