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IT 도시 조성 통해 '중국의 미래'로 변모
최첨단 IT 도시 조성 통해 '중국의 미래'로 변모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7.01.02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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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실크로드 여는 시안(下)

[제주일보=부남철기자] 중국 문명의 중심이었던 시안은 원나라 이후 역사의 주무대가 베이징으로 옮겨지면서 역사 속의 도시가 됐다.
하지만 중국 문명의 중심은 800년이 지나고 21세기에 다시 중국의 중심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3000년 고도(古都)’가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따라 경제무역 허브, 관광・쇼핑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야심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외교부, 상무부는 2014년 3월 ‘일대일로 희망과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일대일로는 낙후한 중서부 지역 개발을 통해 중앙아시아로의 진출을 추진하는 육상벨트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남부 지방과 바닷길을 개발해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이다.
서남쪽으로는 중동과 지중해, 남쪽으로는 파키스탄과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물류망 건설에서 시안은 그야말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중국이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것은 대략 세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경기 부양이다. 성장이 둔화돼 경기 부양이 필요한데 어차피 돈을 쓰려면 주변국과 물류 인프라를 개선하는 인프라사업이 장기간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외환보유고 활용이다. 외환보유고가 4조달러에 달해 처치 곤란한 상황에서 일대일로 같은 천문학적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자연스럽게 달러를 중국 밖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지정학적 포석이다.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투자 공세를 통해 중국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과 인도를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키스탄이다. 중국은 수십 조원에 달하는 경제협력 사업을 내세워 파키스탄의 전략적 요충지 과다르항의 운영권을 따냈다. 여기서 출발해 파키스탄 내륙을 통과, 중국 서부 신장자치구까지 가스관을 놓으면 중국은 기존 말라카해협 루트와 비교해 석유가스 수송 거리를 900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일대일로의 육상거점 시안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육상 실크로드는 신장자치구에서 출발해 칭하이성, 산시성, 네이멍구를 거쳐 동북지방 지린성, 헤이룽장성까지 이어진다. 계획안에 따르면 시안이 내륙 개발의 거점도시로 개발된다. 과거 실크로드가 그랬던 것처럼 일대일로에서도 시안이 중국 내륙의 동서를 연결하는 고리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안에는 항공, 도로, 철도, 전력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시 정부가 확정한 일대일로 관련 사업 규모만 해도 1115억위안(약 20조원)에 달한다.
고속철의 경우 시안에서 서부 중심 청두까지 연결하는 노선에 450억위안(약 7조7000억원)을 투자해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고속철이 개통되면 643km를 3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지난해 이를 소개하며 “점심은 파오모(시안의 명물)를 먹고 저녁에는 청두의 명물인 훠궈를 먹을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 정부의 투자는 역사도시 시안이 물류와 관광의 세계적 중심으로 거듭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 시안을 찾은 관광객은 1억2000만명, 관광수입은 무려 950억위안(약 17조원)에 달했다.
 
#역사도시에서 IT도시로
고도(古都)였던 시안은 이제 첨단 IT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지에 고신(하이테크) 기술산업개발구가 있다.  입주 기업은 1만7000여 개에 달하고 하이테크 기술 기업이 900여 개, 외국인 투자 기업도 1200여 개나 된다. IBM, 퀄컴, 인텔 등 세계 굴지의 IT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삼성전자도 최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공장을 세우면서 투자한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는 중국에서 외국 기업의 단일 투자로는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축구장 150개와 맞먹는 115만㎡ 부지에 연면적 23만㎡ 규모로 건설된 삼성 낸드플래시 공장은 초미세 공정인 10나노급 낸드플래시(V-NAND) 메모리를 생산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SDI를 통한 대규모 투자도 진행 중이다.
시안시 투자 유치 부서 관계자는 “시안은 중앙 정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라며 “일대일로 전략 추진과 함께 중국의 역사도시에서 또 하나의 미래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 협력기업으로 시안에 진출한 회사의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 투자 유치 정책으로 많은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라며 “중앙 정부의 지원과 지방 정부의 노력이 시안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끝>
중국 시안=부남철 기자
그래픽=김경호 기자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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