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사위, 일선 학교 중복감사는 피해야
도감사위, 일선 학교 중복감사는 피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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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는 특정 감사대상에 학교 안전관리 실태를 포함시킨 ‘2007년도 자치감사계획’을 세워 내년 5월 일선 학교에 대한 직접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일선 학교에 대한 도감사위의 직접감사는 그 타당성과 효율성 문제를 놓고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논란을 빚었던 사안이다. 그런 때문인지 도감사위는 이와 관련해 “종합감사가 아니고 학교 학생 안전관리 실태점검에 무게를 둔 특정감사”라며 “도교육청과 협의하면서 하겠다”라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았다.

일선 학교를 도감사위가 감사하느냐, 도교육청이 감사하는냐 하는 사안은 그동안 도민사회와 학계의 의견 등을 통해 결론이 난 문제다. 그런데도 도감사위가 또다시 일선 학교 직접감사를 들고 나오자, 도교육청이 유감을 표명한 것은 당연하다. 도교육청 감사관실이 종합감사를 실시해 학교 안전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도감사위가 일선학교를 직접 감사하면 감사중복으로 학교현장이 부담과 혼란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일선 학교에 대한 감사는 교육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교육청이 감사를 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도감사위원회는 도교육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학교안전관리 실태를 포함해 감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두 기관이 협의를 통해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번에 도감사위가 실시하겠다는 직접 감사 대상은 지진 발생증가와 학교시설 노후화 등으로 학생들의 안전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안전교육 내실화는 물론 안전교육시간 준수여부, 재난위험시설 관리 및 안전점검 실태 등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재난에 대비해 안전을 점검하겠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감사위가 이를 핑계로 일선 학교를 직접 감사하는 것은 곤란하다. 현재 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대해 실시하는 종합감사, 특정감사와 중복돼 일선 학교만 이중으로 감사를 받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되면 죽어나는 것은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다.

도감사위는 도교육청 감사관실과 협의를 거쳐 직접 감사보다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꼭 특정감사가 필요하다면 도교육청에 일선 학교에 대한 감사를 의뢰하면 된다.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살리고, 일선 학교의 부담을 더는 한편 예산낭비도 방지하는 슬기를 발휘하기 바란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특별자치도의 성격에 맞춰 설립돼 2006년에 출범했다. 이제 10년이 됐다.
도감사위가 감사의 칼을 겨눠야할 곳은 일선 학교 말고도 많다.일선 학교를 직접 감사하겠다고 도교육청과 갈등하는 모습을 또다시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야 그 위상을 바로 세우고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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