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Ctrl C), 붙여넣기(Ctrl V)’
‘복사(Ctrl C), 붙여넣기(Ctrl V)’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6.12.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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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선호 기자] 청정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제주에서의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목전에 앞둔 현실이다. 제주도와 양 행정시가 쓰레기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달 제주시 전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간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대한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자의 주변인들도 만나면 가장 먼저 묻는 말이 “요일별 배출제, 잘 되고 있는가”다.

시범운영과 함께 달라진 배출 방식으로 시민들은 큰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제주도청과 시청 인터넷 신문고는 연일 수 십 건의 관련 민원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배출 시간으로 인한 생활불편 민원에서부터 요일별 배출제 폐지 요청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요일별 배출제 민원에 대한 행정의 답변은 같았다. 단순히 같은 맥락이 아닌 같은 글을 ‘복사(Ctrl C)’, ‘붙여넣기(Ctrl V)’ 한 것이다.

이 같은 행태에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에게는 친절하게 답변해준다. 사람을 가리고 대답을 해주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행정기관은 정책에 대한 모든 시민들의 물음에 성실하게 답변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그 질문이 그들 생활에 있어 정말 불편한 점이 발생하는 것이라면 단순히 읽고 넘길 사안이 절대 아니다.

행정은 공공의 선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기에 정책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시민들의 날 선 질책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식의 태도는 지양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의 질문에 완벽한 해결은 아닐지라도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행정의 취해야 할 자세인 것이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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