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내 집 마련 꿈까지 꺾어선 안 돼
신혼부부 내 집 마련 꿈까지 꺾어선 안 돼
  • 제주일보
  • 승인 2016.12.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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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 5년 이내 신혼부부 10쌍 가운데 6쌍은 무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혼부부 가운데 절반은 맞벌이로 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신혼부부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으로 이전 5년간 혼인신고를 한 제주지역 초혼 신혼부부 1만3474쌍 가운데 한명이라도 집이 있는 경우는 41.7%에 머물렀다. 서울(35.7%)과 경기(39.9%), 강원(40.3%)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낮았다. 또 조사대상 신혼부부 가운데 절반정도인 46.9%가 맞벌이 부부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신혼부부가 결혼과 동시에 모두 자기 집을 갖는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주지역 주거상황을 살펴보면 신혼부부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가정조차 자기 집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 주택소유통계’ 자료에 의하면 제주지역 전체 주택은 19만5000가구로 1년 전 보다 5% 늘었다. 그런데 도내 일반 가구 22만 가구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2만3000가구로 주택 소유율은 56%에 머물렀다. 반면 무주택 가구는 9만7000가구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절반 가까운 가구가 자신의 집이 없는 셈이다.

문제는 제주의 지금 주택시장이 무주택 서민들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제주 전역을 뒤덮고 있는 부동산 투기 바람은 덩달아 주택가격을 끌어 올렸다. 어지간한 아파트 또는 연립주택은 3.3㎡(1평)에 1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보이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어지간한 도시에 맞먹는 아파트 분양가가 눈앞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가격은 한편에서 보면 토지가격 상승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 속을 살펴보면 거품이 잔뜩 끼었음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뒤 투기세력까지 몰려들면서 아파트 분양가격을 천정부지로 끌어 올렸다.

결국 이 상황에서 시장 질서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무주택서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만들어야 할 곳은 지방정부 뿐이다. 제주도는 2025년까지 민간 8만 가구, 공공 2만가구 등 모두 1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장기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공공분야에서 공급하는 2만 가구다. 공공분야에서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것은 단순 물량 확대라는 효과 외에 시중 가격을 견제하는 역할까지 한다. 제주도 또한 이를 모를 리 없다. 제주도는 주택공급 정책을 더욱 가다듬어 공공분야에서 계획된 물량이 차질 없이 제때, 절적한 곳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적어도 집 없는 신혼부부는 물론 일반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제주일보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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