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딴 데 날리면서 수돗물값 더 내라니
돈은 딴 데 날리면서 수돗물값 더 내라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26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특별자치도는 2011년 이후 격년 단위로 상·하수도 요금을 계속 인상해 왔다.
누구나 아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또 새해 상수도요금을 업종별로 평균 4.3% 올리고, 하수도요금도 평균 27%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의 계획대로 내년 5월 상·하수도 요금이 인상되면 2011년후 누적 인상률이 상수도는 36%, 하수도는 100%를 훌쩍 뛰어넘는다. 서민가계나 물가안정 등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인상을 할 때마다 앵무새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물가가 올랐는데도 상·하수도 요금이 그대로 있어서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또 유수율 제고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상수도 요금 인상요인은 사라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이런 요금 인상 ‘현실화’의 변(辯)을 들으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도민들이 듣고자 하는 것은 그같은 구차한 인상이유가 아니다. 인상률을 납득할 수 있게 타당한 요금 인상요인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2년에 한 번씩 계속되는 인상과 그 인상폭이 과연 적정한 수준이며 이용 계층별 또는 업종간 형평성은 어떠냐 하는 것이다.

덧붙여 묻고 싶은 것은 제주도가 원가절감을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것이다.

상수도요금에 대한 정확한 원가분석 없이 막연히 지난해의 수입과 지출, 부채 상환, 원수(原水)가격 상승, 경상비지출 증가에다가 연간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상수도요금을 결정했다면 이건 너무 편의주의적이다.

더욱 문제는 제주도의 상수도 유수율(有收率)이 44%로 서울이나 부산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는 점이다.

유수율은 상수원에서 생산된 수돗물이 수도관을 거쳐 누수되지 않고 수용가에 도달하는 비율, 즉 수돗물 총 공급량 중 수도요금을 받는 양의 비율이다.

이 유수율이 44%이니 수돗물 56%가 공급과정에서 간데온데 없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도내에서 연간 1억 4000만t의 상수원을 생산하고 있지만 8200만t의 수돗물이 누수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사라지고 있다.

금액으로 연간 570억원이다.  돈은 딴데 날리면서 수돗물값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수도 정책이 제주도말고 어디 더 있는가.

상수도 문제만이 아니라 하수도도 마찬가지다.

하수처리장의 유입량이 처리용량을 넘어서 마비상태에 빠지면서 그 부담을 하수도요금 인상으로 메꾸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제주시 19개 동지역의 하수를 처리하는 제주하수처리장은 17개월째 화장실 ‘x물’을 그대로 방류하고 있다.

바다에 해초 씨가 마르고 물고기는 없어졌다.

도민들이 상·하수도 정책 검증위원회라도 구성해 대책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