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역사를 잊고 사는가
왜 역사를 잊고 사는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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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 하멜 리서치코리아 대표 / 고대해양탐험가

[제주일보] 하느님!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라는 성탄 캐럴이 울러퍼지고 있으나 소생의 귀에는 성스럽게 들리지 않습니다. 내일을 향해 달려야 할 평화의 기차는 궤도를 이탈하여 이 땅에는 분열과 갈등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정의는 실종되고 평화는 아득하기만 합니다.

이 나라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문회는 거짓말과 위증으로 그 실망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청문회 무용론까지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증인으로 불려 나온 사람들의 올바른 답변을 기대하였으나 한결같이 미리 짜여진 각본처럼 ‘모른다’는 말로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중요한 자리에서 녹을 먹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라 더욱 실망스럽습니다. 어디에도 진실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대통령은 탄핵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말은 여러 차례 말 바꾸기로 지도자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말았습니다. 어찌 이 나라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하였습니까? 희망보다 절망감으로 더욱 얼룩져 있습니다. 한 나라 임금이 제대로 민심을 읽지 못하는 것처럼 불행한 일은 없습니다. 그 결과 나라는 혼란스럽고 갈등과 분열을 가져 오게 마련입니다.

이런 불행한 사태들은 고스란히 백성들이 떠맡게 되어 있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입니다. 국민이 곧 권력임에도 그 권력을 사소한 자신의 방패로 삼는다면 어리석은 일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준엄한 잣대는 주인과 머슴이 바뀐 형국까지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지만 이를 올바르게 읽지 못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합니까?

2016년 마지막 남은 12월 달력을 쳐다봅니다. 어느 해보다도 이 나라는 슬프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주말마다 벌어지는 광화문 촛불시위에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언론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기득권들은 이에 맞서 겸허하기는 커녕 비난의 화살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면 표류선은 난파하기 마련입니다. 네 탓으로 돌리고 있는 비겁함에 분노할 뿐입니다. 기회와 선택은 언제나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 터인데 이 또한 무지함에 대해 속시원하게 나무라 주옵소서. 이런 혼란과 정치적 상황들은 국민들의 경제 활동에 큰 어려움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하여 오리와 양계 사육 농가들의 가금류 생매장 살처분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 1, 2위를 달리던 조선산업은 부실 경영으로 구조조정의 시기마저 놓치고 말았습니다. 수출산업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해운업계도 그 경쟁력을 잃고 파산 직전에 놓여 있습니다. 골목 상권과 중소상인들은 불황으로 문을 닫는 사태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그 사기는 날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이 지경까지 왔단 말입니까.

이로 인한 민심은 날로 심각하고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볼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들이 크게 일어나야 함에도 기득권층은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시계는 멈추어 서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주 답답한 가슴을 안고 천안에 위치한 유관순 열사 기념관과 독립기념관을 다녀왔습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평생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피의 절규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결같이 의로운 나라를 세우려고 했던 정의(正義)와 인도(人道)주의를 외쳤기에 오늘이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절규는 ‘빈이무첨 부이무교(貧而無諂富而無驕, 가난하되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되 교만하지 않는다)’ 였습니다. 최근의 사태들은 아첨과 교만한 자들이 불러들인 결과라고 봅니다.

잠시 주어진 권력의 칼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비겁한 행동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 이들에게 왜 역사를 잊고 사는 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소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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