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편의 외면한 버스 승차대 교체공사
이용자 편의 외면한 버스 승차대 교체공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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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시내외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도민들은 최근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버스 승차대 교체공사를 보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기존 승차대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버스 승하차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이와 다르다. 버스 승차대를 이용하고 있는 도민들을 위한 배려가 뒷전에 밀린 때문이다. 실제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 전면에 신설된 버스 승차대의 경우 이용객들은 버스 노선도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이곳엔 버스노선도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이를 찾아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제주가 생소한 관광객들은 여행 출발점에서부터 황당한 상황을 맞고 있다.

제주시내에서 버스 운행이 가장 많은 동서광로의 경우 최근 대부분의 버스승차대가 신형으로 교체됐다. 그런데 이들 승차대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내부에 버스 노선도가 부착되지 않았다. 기존 승차대에 있던 노선도가 새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사라진 것이다. 버스 이용객들은 버스운행에서 가장 기본적인 노선도가 부착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노선도와 시간표 제작이 늦어지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우선 임시시간표라도 만들이 조만간 부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제주도의 버스 승차대 교체공사는 일단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시내 또는 시외버스를 이용해 본 도민들은 새로 만들어진 승차대에서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오고 있는 버스 운행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타고 가야할 버스의 도착정보를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대중교통 이용자들에게 좋은 서비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시내외 버스를 장기간 또는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한정된 것이다. 제주를 처음 찾은 관광객 등은 사실상 노선도가 없으며 몇 번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지 당황하게 마련이다. 버스 승차대 교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도가 이 같은 이용객들의 불편을 공사에 앞서 예상하지 못했다면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대중교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운송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시내외 버스는 말 그대로 서민들의 발인 동시에 관광객들에겐 꼭 필요한 이동 수단이다. 서울 등 대도시처럼 지하철이 없는 제주에선 시내외 버스가 더욱 중요하다. 신설되는 버스 승차대에 버스 노선도가 배치되지 않은 것은 명백한 행정실수다. 제주도는 하루 빨리 새로 만들어지는 버스 승차대에 버스노선도를 부착해 이용객들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버스 승차대 교체공사는 분명 칭찬받을 일이지만, 이로 인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는다면 이는 사업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 활성화의 출발점은 이용객들의 만족도에서 찾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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