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공동회(萬民共同會)
만민공동회(萬民共同會)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6.12.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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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현대성 기자] 1898년 3월 10일, 서울 종로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중대회인 제1차 만민공동회(萬民共同會)가 시민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적으로 열렸다.

만민공동회는 서재필 등이 조직한 독립협회가 주도한 대중 집회로, ‘만민공동회’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관료, 학생, 서민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이 집회에 모였기 때문이다.

당시 이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지나치게 열강에 의지하는 정책을 비판하고 국정을 개혁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고 한다.

2016년 겨울, 또 다시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100여 년 전에 비해 200배가 넘는 규모로 열린 2016년의 만민공동회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들, 교복을 입고 참여한 학생들, 지팡이를 짚고 나온 노인들까지 저마다 마이크를 잡고 국정을 규탄하고 새 나라에 대해 저마다의 요구 사항을 말했다.

미래의 교사를 꿈꾸는 대학생은 아이들에게 2016년을 부끄럽지 않게 가르치고 싶어 나왔다고 외쳤고,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부모가 행동하는 양심이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애인들은 우리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소리쳤고, 지팡이를 짚고 나온 노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사회가 부끄럽다며 반성했다.

제주지역 집회를 주도하다시피 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는 자신들의 손으로 개척하겠다며 광장으로 몰려나왔다.

제주지역에서 열린 9번의 촛불집회에서 이들은 모두 빛나는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빛나는 주인공 뒤에는 언제나 묵묵히 이를 받쳐주는 조연이 있기 마련이다.

주인공의 화려한 빛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2016년 겨울의 만민공동회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경찰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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