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력단절은 국가적.사회적 낭비다
여성 경력단절은 국가적.사회적 낭비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0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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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여성 경제활동이 다른 지방에 비해 유달리 저조한 제주지역의 독특한 현상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할 경우 젊은 인력을 새로 고용할 때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인식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지역은 결혼, 임신,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의 증가율이 부끄럽게도 전국 최고(最高)를 달리고 있다.

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2016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경력단절 여성현황’이 단적으로 이를 말하고 있다.

올해 4월 제주지역의 경력단절 여성 규모가 1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1000명) 증가했다는 것이다. 증가율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제주여성들은 결혼을 경력단절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둔 사유를 보면 결혼이 전체의 3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 했고,  다음으로 육아(30.1%), 임신·출산(26.3%) 등 순이었다.

그렇다면 정부와 제주도로서는 우선 결혼 등으로 퇴사하는 회사 관행 및 퇴직 압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제도’와 같은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데 있다. 여성 경력단절을 막기위해 아무리 좋은 제도가 도입된다 해도 실제 근로현장에서 활용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대표적인 모성보호 제도인 육아휴직 사용률도 미미한데서 알 수 있듯이 사업주의 인식이 제도의 취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시차출퇴근제도도 이용률이 극히 낮다. 임금과 인사에서 불이익을 우려한 여성들의 소극적 자세와 사업주의 이기적 자세가 맞물려 이미 갖춰진 제도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여성 근로자의 복지가 궁극적으로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사업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위해 재교육이 필요하다면 제주도가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결혼한 여성이라고해서 과거에 하던 일의 업무성과가 떨어진다는 주장은 편견일 뿐이다. 같은 업무라면 직원을 새로 뽑아 교육시키는 것보다 경력자를 다시 채용하는 편이 시간과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

우리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성 고급인력의 잠재력 활용이 필수적이다.

그들에게 투자된 공적·사적 교육비용을 사장하는 것은 국가적 사회적 낭비이기도 하거니와 자존감을 심하게 훼손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이 선진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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