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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가능성 ICT 시대…제주 가치 융합한 콘텐츠 개발 필요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 승인 2016.12.07

[제주일보] 올해도 한치의 오차 없이 연말이 되고 2016년의 태양은 서쪽바다에 노을을 길게 그리고 있다. 항상 만족과 성과보다는 많은 회한과 후회를 남기며, 그것을 만회하려고 하면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 이 시기가 썩 좋지만은 않다.

격변의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도 분노와 참담함은 가시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일상처럼 돼버린 대한민국이 너무나 아쉽다. 그나마 그 안에서 더 큰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음이 작은 위로가 됨은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이지 않나 싶다.

지난 겨울 초유의 한파를 겪으면서 제주도 농업·농촌이 휘청거렸지만 결코 포기하지 아니한 우리 농심은 이번 겨울 호황을 맞는 것 같다.

비록 10월 초 예기치 못했던 태풍 ‘차바’가 우리 농심을 긴장하게 했지만 순간을 극복한 농촌의 초야는 풍요롭다.

제주 전체를 수놓는 황금빛 감귤의 물결은 보고 있기만 해도 넉넉해지고, 월동채소 수집상들이 사전 포전거래를 위해서 문성성시를 이루는 모습을 보며 농촌 아낙들은 깊게 패인 주름에 행복한 미소를 그려낸다.

최근 제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단순히 결과만을 놓고 흥분하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제주의 중산간지역을 제외하고 해안을 끼고 형성된 모든 마을에서 들을 수 있는 ‘숨비소리’와 비릿한 바닷내음은 제주해녀의 역사이자 현재의 삶이며 더 나아가서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비전일 것이다.

더불어서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 선정 등재한 세계중요농업유산인 제주밭담농업시스템은 해녀문화와 더불어서 제주의 지역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엄청난 자산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농어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그 역사와 문화를 참된 제주상품으로 소중히 가꾸고 계승·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얼마나 전개해 왔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환경‧생태에서의 유네스코 3관왕과 해녀문화, 그리고 제주밭담의 가치에 대한 전문가들의 학술적인 재조명이 아니라 이 땅을 지키고 가꾸어온 우리 농어촌의 지역주민들이 다시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

농어촌에 살고 있는 우리가 마을의 문화‧자원‧역사에 대한 자긍심, 더 나가서 이러한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에 조금씩 불어오는 제주 농어촌에 대한 산‧학의 관심에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본다.

지난 5일 제주대학교 링크(LINC)사업단(단장 이상백 교수)에서 주관하고 IT업체와 필자가 참여한 ‘ICT(정보통신기술)기반 제주 행복마을 확산 워크숍’이 열렸다. 소규모 워크숍이었지만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들어와 생활화된 IT에 관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주 농어촌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더 나아가서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 결과물들을 어떻게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마을에 적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다양한 프로모션이 필요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들 중 하나는 비용에 관한 문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제주지방정부의 끊임없는 관심과 행정력 투입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반영된 중앙정부의 ICT창조마을 조성사업이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전국에 공모를 했고 전국의 수많은 마을들 중 10개 마을(권역)이 선정됐다.
제주에서는 웃뜨르권역(저지‧청수‧낙천‧산양)이 대상지로 선정이 돼 ‘카본프리 아일랜드’에 콘셉트를 맞춘 전기자전거 트래킹, 365일 24시간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및 가공품을 판매 할 수 있는 무인 판매 시스템, 웃뜨르권역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농촌 체험관광 통합 안내서비스(비콘(Beacon) 활용), 오름‧곶자왈 및 올레길을 찾은 실제 탐방객의 수를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피플카운팅 CCTV시스템 등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우려도 많이 생긴다. 지역주민들의 ICT 개념에 대한 이해와 유지·관리에 대한 관심이 전제되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이 개인적인 영농활동에만 전념해 무관심하다 보면 이런 사업들은 애물단지로 전략해 버릴 수도 있다.

국비나 지방비가 투입되는 사업이 지역 리더만의 관심이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지난 6일 명도암참살이 마을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마을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한 도내 마을가꾸기 사례발표 워크숍이 있었다. 지난 행복마을 콘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한민국을 평정한 대정읍 신도2리와 한경면 청수리, 한림읍 금악리의 사례 발표가 진행되고 공동체 우수사례로 아라2동 지역사회 보장협의체와 금릉리 꿈차롱 작은도서관이 소개됐다.

마을과 지역공동체가 지역 가치를 높이고 소통을 해서 소비자의 감성에 만족을 주고자 하는 노력들이 돋보였다.

이러한 제주도의 노력이 농촌마을과 도시 공동체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음이 무척이나 고무적이고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통과의례적인 일회성 또는 보여주기 행사가 아니라 조금 더 체계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해 중요한 하나의 이벤트로 발전시킬 경우 모든 마을들이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여진다.

아픔이 가득한 이 연말에 제주도와 제주대학교가 희망의 촛불을 밝혀 줘서 그 시린 아픔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준 듯 하다. 2017년이 무척 기다려진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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