湧泉水(용천수) '물허벅'사연 후세에 전해야
湧泉水(용천수) '물허벅'사연 후세에 전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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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 용천수(湧泉水)의 효율적인 활용과 체계적인 보전·관리 방안은 시급히 실현되어야 할 바람직한 정책이다.

제주역사는 용천수와 관련된 삶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이라는 특성상 물이 귀했던 제주지역은 해안 저지대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마을들이 형성되고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을 이뤘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의뢰로 제주발전연구원이 수행한 ‘제주도 용천수 관리계획수립 용역’보고서에 관심이 큰 것은 그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10년간 ‘용천수와 도민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라는 비전 아래 5개의 추진과제와 25개 세부 실행과제가 담겨있다. 핵심 실행과제를 보면 용천수 관리체계구축, 용천수 수량 및 수질 자연성회복, 이용문화 정착, 가치발굴및 활용, 용천수 순환체계 과학적 규명 등이 제안돼 있다. 별다른 것 없이 그동안 학계와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제안됐던 현안과 대책들이다.

문제는 이 과제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하는 데 있다. 그동안 용천수와 관련한 이런 현안과 과제를 몰라서 ‘효율적 활용’이나 ‘보전·관리’하지 못한 것이 아닐 것이다.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하고 도민의 이해가 부족했던 탓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제주도의 정책 순위에서 밀린 때문이다. 연내에 용천수 관리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부터 시행에 나선다고 하니, ‘시행 계획’에 따른 제주도의 정책 의지가 관건이다.

용천수는 지하의 지층속을 흐르던 지하수가 지표에 연결된 지층이나 암석의 틈을 통해 솟아나오는 지하수다. 제주도민들은 이 물을 ‘나는 물’이라고 한다.

1970년대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도민들은 이 ‘나는 물’을 마을공동우물로 활용하고 마을마다 이 물을 사용하고 관리하는 향약(鄕約)을 만들어 시행했다. 그만큼 용천수는 마을 사람들의 생명수나 다름 없었다.

사람들은 용천수 주변을 돌담으로 쌓아 물이 솟는 가장 가까운 곳은 ‘먹는 물’ 취수 전용장으로, 조금 떨어진 곳은 생활 용수, 하류는 목욕장으로 썼다.

이런 도민의 애환이 깃든 용천수가 도내 곳곳에 1023개소나 있었다. 그러던 것이 몇 년 전 조사를 해보니 이제는 580개소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용출수량 등 그나마 양호한 곳은 383개소 밖에 안된다니 보전 관리대책 시행이 한시가 급하다.

용천수는 제주섬의 특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자 역사문화유산이다. 보전 관리와 활용대책뿐 아니라 우리 할머니들이 ‘물 허벅’지고 물길러 다녔던 이곳 ‘나는 물’, 아이들이 물장구쳤던 이 용천수 목욕장의 사연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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