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예방을 위한 두한족열
감기 예방을 위한 두한족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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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진. 한의학박사

[제주일보] 한라산에 눈이 내리고 나면 이듬해 봄까지 차가운 밤바람이 불게 된다. 큰바람이 불지 않으면 낮에는 바다에서 해풍이 불어오고 밤에는 산에서 육풍이 내려오기 마련인데 눈 내린 산에서 내려온 얼음 밤바람에 해안가 습도가 더해지면 제주도는 예상보다 몹시 추운 남쪽지방이 되곤 한다. 이렇게 체감 일교차가 큰 시기에 가장 부담스러운 질환은 감기다.

오한발열, 두통, 콧물, 재채기를 동반한 감기는 오래될 경우 여러 질환의 기저질환이 되곤 한다. 감기로 입맛을 잃거나 소화력이 약해지고 체력이 약해져 면역력이 저하되면 각종 유행성 질환에 대한 방어력마저 약해져 독감 대상포진, 결핵 등에 취약한 몸 상태가 된다. 이처럼 겨울철 만병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감기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한의학적 건강 습관이 바로 ‘두한족열(頭寒足熱, 머리는 서늘하게 발은 따듯하게 하라)’이다.

자연 상태에서 온기는 상승하고 냉기는 하강하게 되어 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간단하게 ‘상열하한(上熱下寒)’이라 한다. 그런데 사람이 병들고 나이 들어 갈수록 인체는 자연에 수렴되어 가기 마련이어서 자연처럼 ‘상열하한’의 성향이 되기 쉬워진다. 반대로 몸이 젊고 건강할수록 자연과 정반대의 성향이 되는데 그것이 ‘상한하열’, 즉 ‘두한족열’이다. 이 ‘두한족열’ 상태에서 발생하는 건강한 상하 대류 에너지의 흐름을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는 왜 인간이 자연현상과 반대의 상태일수록 건강해져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진다고 보는 것일까? 그 이유는 효율에 있는데 자연과 반대 상태일 때 자연과 동화되려고 생기는 상하 대류 에너지 흐름을 활용하여 쉽게 ‘수승화강’을 시키게 되어 생체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억지로 힘들게 순환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순환되게 하는 것이 ‘두한족열’ 상태다.

‘두한족열’을 유지하여 쉽게 ‘수승화강’을 이뤄 병적 상태인 ‘상열하한’을 극복하게 하는 것은 한의학에서 장려하는 ‘모범건강모델’에 해당한다. 이처럼 ‘두한족열’은 이상적인 건강상태를 뜻하기 때문에 체력과 면역력이 최상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휴식 그리고 적당한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발을 따뜻하게 하는 족욕과 따뜻한 음식 섭취가 도움이 된다. 이렇게 이상적인 상태를 위해 노력한다면 감기는 우리 몸에 들어오기 어렵게 될 것이다. 감기가 이토록 건강한 사람에게 들어가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것이기 때문이다.

발이 차다면 감기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더불어 발이 따뜻해야 들어온 감기도 얼른 나가게 된다. 양말을 벗고 발을 만져보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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