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아픈 '갈치잡이' 어민들의 해난사고
가슴아픈 '갈치잡이' 어민들의 해난사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1.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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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가슴아픈 해난 사고가 또 발생했다. 26일 오후 8시27분쯤 서귀포시 남서쪽 722㎞ 해상에서 갈치잡이 조업중이던 서귀포선적 연승 어선 M호(29t)가 전복됐다.

이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10명 가운데 6명은 사고 당시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같은 선단의 어선들에 의해 다음날 오전 2시10분까지 차례로 구조됐다.

하지만 선장 유모씨(49·서귀포시)와 선원 김모씨( 57·서귀포시), 또 다른 김모씨(47·서귀포시), 중국인 선원 G씨(37)등 4명은 실종 상태다.

지난해 가을 추자도 낚시배 참사의 악몽에도 불구하고 올해 서귀포 해상과 조천 해상의 어선 침몰사고에 이어 또다시 갈치잡이 어선의 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참담한 일이다.

당국의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구조활동이 절실하다.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끝까지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해야 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추후에 밝혀지겠지만, 구조된 선원들은 사고 어선에서 그물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던중 높이 3m이상의 강한 파도가 옆을 때리면서 배가 중심을 잃고 오른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선원들의 말대로 당시 사고해역에는 초속 14~18m의 강풍과 3~4m의 높은 파도가 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업을 했다면 사고 위험을 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사고해상이 제주도에서 남서쪽으로 722㎞나 떨어져있고 중국 윈저우에서 동쪽 220㎞,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296㎞ 되는 해역이다.

30t 미만의 작은 연승어선이 악천후를 무릅쓰고 대만 인근까지 멀리나간 것은 이 출어가 애당초 목숨을 건 조업이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갈치 조업은 1년내내 계속되지만 최근 제주해역에는 갈치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어장이 황폐해졌다. 사고 어선인 M호와 승선원 10명이 목숨을 걸고 이같이 원거리 조업을 감행한 것은 그런 때문이다.

문제는 9월기준 갈치어획량이 지난해보다 무려 43%나 줄었으나 갈치 수요량은 더욱 늘어나고있고, 또 갈치잡이 어선들은 갈치 이외에 대체할 어종도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사정이 이러니, 원거리 조업과정에서 발생한 해양사고가 2012년 30건, 2013년 23건, 2014년 26건, 2015년 34건 등 좀처럼 줄지 않고있는 것이다.

이번 사고처럼 제주해경의 구난 헬기도 사고 위치가 운항거리 밖이어서 출동도 못하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없다. 기상 악화가 예상되는데도 무리하게 출항한 것은 아닌지, 조업 과실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원거리조업 어선의 안전성 문제를 총체적으로 점검해 봐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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