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암해수는 무한 가치의 수자원
제주 용암해수는 무한 가치의 수자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1.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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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제주일보] 지구상에서 10억에 가까운 인구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고,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물 부족으로 불결한 환경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은 2050년경에 세계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물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물 부족에 대해 세계은행 부총재였던 이스마일 세가겔딘은 ‘20세기 전쟁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면 21세기의 전쟁은 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될 것이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반도는 비교적 풍족한 강수량을 나타내는 지역이다. 그러나 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어서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빈곤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29개국 중 20위로 평균보다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수자원 확보와 깨끗한 물관리시스템 정립은 우리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결부되고 장기적으로 꼭 해결해 나가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최근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로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고, 세계 각국이 수자원 다원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 중 해양심층수를 음용수로 이용하는 해수의 담수화 기술이 중요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양심층수는 200m 이상의 깊은 수심에 안정된 저온을 유지하면서 유기물과 세균, 병원균이 거의 없고 미네랄이 풍부한 해수이다. 또 가뭄과 근해의 수질오염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청정 수자원이다. 최근 들어 탈염기술의 발달로 해수의 담수화가 용이해지고 처리비용과 경제성도 크게 개선되면서 이러한 해양심층수가 미래의 수자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제주도 동부지역에 분포하는 지하 해수는 해양심층수보다도 훨씬 더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염지하수이다. 제주 동부지역은 투수성이 좋은 균질 지층이 넓고 두껍게 분포된 화산암지대이다. 그리고 심층 해수가 지층을 통해 내륙으로 여과되어 침투될 수 있는 지질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해안가에 가까운 내륙을 따라 여과된 청정 염지하수가 비교적 넓게 부존하고 있고, 이를 ‘용암해수’라 명명하고 있다. 용암해수는 투수성 지층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이온만 통과하고 미세한 유기물 입자를 모두 걸러내기 때문에 해양심층수보다 훨씬 청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또 제주 용암해수는 하와이나 국내 강원도 등지에서 취수 중인 해양심층수와 달리 수백미터 수심까지 깊이 내려갈 필요 없이 내륙에서 지하수 관정을 통해 쉽게 취수가 가능하다. 이처럼 개발이 용이하면서도 취수와 탈염처리 비용은 훨씬 저렴한 장점을 갖고 있다. 더욱이 취수량에 제한을 받고 있는 담수 지하수와 달리 아무리 많이 채취하더라도 고갈될 우려가 없고, 음용수는 물론 산업적으로도 활용가치가 큰 무한 가치의 수자원이다.

깨끗한 물, 안전한 물, 건강한 물에 대한 욕구는 필수불가결의 요소이며, 최상의 가치이다. 세계적인 물 부족과 깨끗한 물의 고갈로 물은 새로운 경제재로 인식되고 있고, 물산업에 대한 관심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물자원의 5% 정도가 이미 산업화되었다. 그리고 2010년 물산업 규모가 523조원으로 석유시장의 40%에 이르고 2025년에는 93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주도는 2006년부터 동부의 ‘한동’ 지역에 용암해수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용암해수의 안정적인 개발과 산업화 활용에 발 빠르게 부응하고 있다. 용암해수 수자원은 제주의 담수 지하수와 함께 우리 도민이 영원히 보전해 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이처럼 소중한 용암해수의 무한 가치를 극대화하고, 제주 물산업의 성공적인 결실을 위해서 도민 모두가 함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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