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시대의 질 높은 사회통합으로 가는 길
글로컬시대의 질 높은 사회통합으로 가는 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1.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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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실. 제주한라대학교 국제관광호텔학부 교수

[제주일보] 오늘날 한국사회는 다인종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다. 제주도 역시 2001년 국제자유도시로 지정,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사람·상품·자본의 이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지역으로 선포되었다. 이로 인하여 2016년 11월 현재 제주도 총 인구 65만8486명 중 외국인 수가 1만9180명으로 전체 도민의 2.91%를 차지할 만큼 외국인 및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끌림’·‘쏠림’ 현상이 시작돼 양적·속도면의 그 유형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제주지역 국내이주(imigration) 역사는 역사기술이 허락한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삼별초 유입, 몽골의 100년 지배, 조선의 유배인, 일본강점기의 일본군, 심지어 1960~70년대 본토 이주민 등 제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말미암아 외지의 유입 역사 속에 제주인이 지닌 ‘경외감’, ‘소외감’의 피해의식은 외지인에 대한 배타성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주인 역시 한국인으로서 단일민족과 백의민족의 의식을 지니고 있어서 이는 바로 선택적 차별주의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제주의 폐쇄적 공동체문화는 곧 ‘괸당’ 문화와 제주의 연고를 두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일컫는 ‘육지것’으로 분류하곤 했다. 그리고 제주지역의 혈연·지연·학연 등의 연고에 따라 자기네 범주안에 두지 않은 사람을 때때로 배제하는 ‘끼리끼리’ 의식이 강하여 제주의 이주민을 제주사회의 ‘이방인’이나 ‘손님’ 으로 취급, 지역사회의 인격적 구성원이나 온전한 의미의 ‘고향’, 생활공동체로서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문제해결 방안은 외국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은 다문화사회, 프랑스와 독일은 상호문화사회, 일본은 공생사회라는 개념으로 저마다 자신들의 독특한 다문화정책과 교육을 철저하게 이행, 실천하고 있다. 제주도도 외지인에 대한 지금까지의 배타적·차별적인 상황을 융합적·문화상대주의적인 성향으로 도민의식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진정한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사람의 국제이동이 최대한 보장되는 지역, 국제교류와 협력이 지속되는 지역으로써 외국인의 생존권과 인권이 최대한 보호되어야 하며 제주인과 외국인이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지역으로 문화적 단절과 차별성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나 결혼이주민은 제주인이 선택한 일이며 제주사회를 배우고자 제주를 찾는 각국 유학생과 산업연수자들은 제주인들이 그들과 함께 학술과 산업을 육성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외지인들에 대한 배제와 차별보다는 상호공존을 지향해야 제주의 미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째,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결되어야 한다. 외국인이 제주사회를 이해하기를 원하기 보다 우선 제주도민의 성숙된 의식으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단지 몇 국가 민족을 이해하고 자신의 눈높이로 그들의 문화를 재단하여 전체를 판단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문화적으로 다원화된 사회 주류집단은 다른 집단의 언어·종교·음식 등과 같은 문화적 전통을 사회적으로 조화하고 상호존재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둘째, 체계적인 다문화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다문화교육이란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고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지만 다문화교육은 모든 시민들이 21세기에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태도·기능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돕는 실천행위로,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만이 아니라 도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행위다. 따라서 다문화교육은 ‘온정적’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되고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셋째, 국제자유도시로서 제주지역에서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하며 질높은 사회통합을 이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다문화정책과 제주지역의 문화적특성, 환경에 맞는 교육실천이 중요하다. 21세기 아시아 중심으로 부상하려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목표에 걸맞게 문화정책과 교육목표를 세계적 수준에서 구성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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