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복지부동’, 공영관광지 적자 불러
공직 ‘복지부동’, 공영관광지 적자 불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1.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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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연간 15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제주로 몰려들고 있는데도 제주도내 공영 관광지 19곳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영관광지는 사설 관광지에 비해 입장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무료입장 범위가 넓어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특히 공영관광지는 반드시 흑자를 기록하는 게 바람직한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사상 최대의 관광 호황기를 맞고 있는 요즘에도 공영관광지에서 흑자를 내지 못한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주 도내 유료 공영관광지 31곳 가운데 19곳에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적자를 내는 관광지는 대부분 역사·유적지와 기념관, 미술·박물관 등이다. 이들 관광지는 문을 연 뒤 줄 곳 적자를 쌓아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돌문화 공원이다. 돌문화 공원은 지난해 8억원이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엔 지난 8월말까지 4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5월 개관한 김만덕 기념관 역시 올해 적자 규모가 3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올 8월 현재 적자를 기록 중인 이들 19곳 공영관광지의 전체 적자 규모는 27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성산일출봉은 35억원의 흑자를 기록 중이며 천지연 폭포는 18억원, 주상절리대는 16억원의 수익을 남기고 있다.

상당수 공영관광지가 관광 대호황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보이는 것은 낮은 입장료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수년간 입장료 현실화를 검토하기만 할 뿐 실제 시행은 유보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한 용역도 수차례 실시했다. 이 또한 무용지물이 됐다. 제주도는 이와 함께 일부 관광지의 경우 민간위탁도 검토했지만, 이 또한 탁상행정에 그치고 있다. 유료 공영관광지가 이처럼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조성과정에 너무 큰 사업비가 투입 되는 등 구조적 문제에 기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초기 과다한 투자비용이 적자운영을 정당화 시킬 수는 없다.

결국 공영관광지 적자 발생의 가장 큰 요인은 경직된 관료문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사설 관광지처럼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는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경우 충분히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 적자 폭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민간 유료관광지 운영기법을 배워야 한다. 제주도는 공영관광지이기 때문에 적자가 날 수 있다는 ‘한가한 생각’을 떨쳐내야 한다. 제주도는 지금까지 드러난 공영관광지 운영상의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끄집어 내 개선해야 한다. 지금처럼 여건이 좋은 상황에서 조차 적자타령이 나와선 안 된다. 가뜩이나 자주재원이 부족한 제주도 입장에선 단 한 푼이 수입이 아쉬운 형편이다. 적자발생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지만, 흑자가 가능한데도 적자가 발생한다면 이는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의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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