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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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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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비선실세 국정농단’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지난 12일 저녁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비롯해 제주 등 전국의 가을밤을 밝혔다. 이번 집회는 1987년 6월 항쟁이후 가장 많은 인원의 모인 집회인 동시에, 촛불 집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제주지역에서는 25개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으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가 개최한 ‘박근혜 하야 촉구 4차 촛불문화제’가 12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는 주최 측 추산 4000명(경찰 추산 900명)이 참여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4시에는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퇴진과 ‘국정농단’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촛불집회의 관심은 단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개최한 촛불 문화제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촛불 집회가 절정에 이를 때 주최 측은 100만명, 경찰은 26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이날 100만 국민이 촛불을 들게 된 시작은 간단하다. 대한민국 5000만명 국민들을 돌보고 지원하고, 이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받침이 돼야 할 정부가 듣도 보도 못한 한 민간인에 의해 놀아난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정이 한 여성에 의해 농락당했다. 대한민국의 중요한 업무들이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가 아니라 밀실에서 결정됐다.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은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찌라시’라고 모른 언급조차 못하게 했다. 심지어 국기문란 행위라고 까지 겁박했다. 솔직히 당시 일부 순진한 사람들은 대통령의 이 말이 사실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진실로 믿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이 하나하나 드러났고, 국민들은 끝 모를 절망과 분노에 빠졌다.

정작 찌라시에서나 나올 법한 ‘국정농단’이 실제 이뤄졌고, 대통령 자신이 상대방을 향해 국기문란이라고 겁박했던 말이 거꾸로 ‘대통령의 국기문란’이 됐다. 거듭 고개 숙이고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이 배어나지 않았다. 퇴진하라는 공감대가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을 하나로 모았다. 곧 ‘촛불’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도전받을 때 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호위무사를 자청했다.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어떤 거대 권력도 국민을 넘지 못했다. 유신정권이 그랬고, 5공 정권이 그랬다.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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